한국투자공사(KIC)가 설립 이후 10년간 16조원(약 147억달러) 상당을 벌어들인 것으로 나타났다.

KIC는 11일 지난해 수익률이 10.0%로 집계됐다고 발표했다. 분야별로 채권 투자수익률이 8.8%로 평균을 밑돌았지만 주식과 대체투자 분야에서 두 자릿수 수익률을 올리며 전체 수익률을 끌어올렸다. 설립 이후 작년까지 연평균 수익률은 4.23%였다. 이에 따라 700억달러의 투자원금은 847억달러로 불어났다. KIC 관계자는 “투자를 통해 자동차 1500만대를 수출하는 것과 맞먹는 외화를 벌어들였다”고 말했다.

KIC는 2005년 설립돼 2007년부터 본격적인 투자에 나섰지만 글로벌 금융위기 등으로 수익률이 저조했다. 2008년에는 메릴린치에 2조원가량을 투자했다가 현재 기준으로 7000억원 안팎의 손실을 내기도 했다. 하지만 2009년부터 지난해까지 연평균 8.6%의 수익률을 올리며 꾸준한 성과를 내고 있다.

KIC가 실적을 공개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투자업계에서는 최근 국회 일각에서 ‘KIC 폐지론’을 주장하는 목소리가 커지자 KIC가 외화 전문 운용기관의 필요성을 강조하기 위한 대응에 나선 것으로 보고 있다.

고경봉 기자 kgb@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