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랑스 노병 한국서 잠든다
가수 이승철 씨(왼쪽)가 오랫동안 우정을 나눈 프랑스인 6·25전쟁 참전용사 레몽 베나르 씨의 장례식에 참석한다.

11일 이씨의 소속사 진엔원뮤직웍스에 따르면 지난 3월 87세를 일기로 별세한 베나르 씨는 “한국에 묻히고 싶다”는 유언을 남겼다. 그의 유해는 14일 오후 인천공항을 통해 들어온 뒤 15일 부산 유엔기념공원에 안치된다. 이씨는 장례 절차를 함께하며 유가족을 위로할 예정이다.

베나르 씨는 1950년 6·25전쟁에 스무 살 나이로 참전했다. 그는 평생 한국을 ‘제2의 조국’으로 생각했다. 자택은 늘 태극기로 가득했다. 그는 태극기를 평생 “우리나라 국기”라고 불렀다.

두 사람의 인연은 5년 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2010년 9월 베나르 씨가 한국을 찾았을 당시 이씨가 자신의 공연 DVD를 선물한 게 계기가 됐다. 대전 현충원에 잠들어 있는 이씨의 아버지도 6·25전쟁과 베트남전 참전 군인이었기에 베나르 씨를 대하는 그의 마음은 더욱 각별했다. 이후 두 사람은 각각 파리와 서울을 오가며 교류했다. 이들의 이야기는 2013년 SBS의 정전 60주년 기념 특집 다큐멘터리 ‘파란 눈의 마지막 생존자들’을 통해 전파를 타기도 했다.

이씨는 “고인이 죽음의 순간까지도 한국을 생각했다는 걸 떠올리면 너무 가슴이 아프고 먹먹해진다”며 “그가 그토록 좋아한 한국에서 오래도록 평안하게 잠들기를 기원한다”고 전했다.

이미아 기자 mia@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