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외 증시 전망·투자법] 브라질 등 신흥국 증시 투자는 신중히…돈 풀어 경기 띄우는 유럽·日 증시 올라타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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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월가에는 ‘5월에는 팔고 떠나라(Sell in May and go away)’는 격언이 있다. 5월부터 10월까지의 주식투자 수익률이 11월부터 이듬해 4월까지의 수익률에 비해 떨어진다는 통계적 결과에서 나온 말이다. 연초 이후 뜨겁게 달궈지던 글로벌 증시가 이달 들어서는 조정세를 보이고 있다. 다시금 이 격언에 대한 투자자 관심이 커지고 있다.
‘셀 인 메이(Sell in May)’ 현상을 설명하는 다양한 논거 중 설득력 있게 받아들여지고 있는 것은 세 가지다.
첫째 거시경제 측면에서 2분기는 ‘매크로 서프라이즈(macro surprise)’의 둔화 경향이 나타난다. 2분기는 연말·연초 기업 및 정부의 매출(예산) 목표 달성 이후의 휴지기다. 국내총생산(GDP)만 봐도 성장률이 타 기간보다 낮다.
둘째 기업실적 측면에서 2~3분기는 이익이 적어지는 시기다. 경영진의 12월·3월 말 회계연도 결산 및 경영성과 극대화 이후 역기저 효과가 나타나게 되면서다.
마지막으로 증시 수급상 미국에서는 하계 휴가시즌을 앞두고 있다. 이익 실현 물량이 확대되면서 전반적인 거래량이 축소되고, 주가상승 탄력이 약해진다. 이런 과거 사례가 ‘셀 인 메이’ 현상의 원인이라고 할 수 있다.
‘5월에는 팔지 마라?’…올해는 달라
올해도 이 같은 ‘셀 인 메이’ 현상은 유효할까. 올해 1분기엔 미국 경기가 부진했다. 한파에다 서부항만 파업 등 계절적, 단기적 요인이 겹친 까닭이다. 2분기 이후엔 고용회복, 최저임금 인상(실질소득 증가), 유가 안정화 및 달러화 강세 완화를 통해 경기회복세가 재개될 것으로 보인다.
미국 기업이익의 하향 조정이 진정세를 보이고 있다. 지난달 제조업지수가 하락세에서 벗어났고, 시카고 구매관리자지수(PMI)는 중립선을 웃돌았다. 모두 긍정적 신호들이다. 유럽중앙은행(ECB)의 양적 완화 시행에 따른 통화 약세는 유로존 수출 확대를 이끌고 있다.
증시 수급에서도 긍정적인 흐름이 예상된다. 미국 증시에서 2~3분기의 거래량 축소 추세는 2013년 이후 상당히 미약해진 상태다. 주가지수 상승 모멘텀이 지속적으로 강화되면서 시기와 무관하게 초과 이익을 달성하려는 투자자 수요가 반영된 결과라는 것이 중론이다. 다양한 논거를 통해 올해는 ‘5월엔 팔지 말라(Don’t sell in May)’ 투자 전략을 취할 것을 추천한다.
주식자산 비중을 확대할 경우 어떤 자산을 보유할 것인가라는 의사결정 단계에 직면하게 된다. 해외 투자에 있어 국내엔 과세라는 지대한 장애물이 존재한다. 그러나 의사결정 기준은 과세 자체가 아니라 세후 수익률이다. 일정 수준의 세금을 감내하고라도 투자수익률이 높다면 해당 자산에 대한 투자는 지속하는 게 바람직하다.
2011년부터 2014년까지 주요국 증시의 상승률을 살펴보면, 단 한 해도 국내 코스피지수가 최고를 기록하지 못했다. 해외주식 비중이 충분했다면 세후 수익률 관점에서 국내 주가지수에 투자했던 것보다 훨씬 우월한 수익률을 기록할 수 있었을 것이다. 투자자 성향에 따라 적정 해외주식의 투자 비중에는 차이가 존재하겠지만 일반적 수준의 위험 감내가 가능한 투자자라면 30~35% 정도 해외자산을 가질 것을 추천한다. 보수적인 투자로 유명한 일본의 후생연금(GPIF)도 작년 하반기 해외주식투자 목표를 기존 12%에서 25%로 확대했다. 해외채권까지 고려한다면 GPIF의 해외자산 비중은 40%를 초과한다.
미국·유럽·일본 등 선진국 주식에 투자
해외주식 중 어떤 자산을 선택할 것인가가 최종 의사 결정이 될 것이다. 신흥국 주식에 투자할 만한 일부 조건이 충족된 것은 사실이다. 하지만 본격적인 주도권을 갖기엔 추가적인 시간과 환경 변화가 필요하다. 달러 강세 현상이 주춤하면서 신흥시장의 매력이 소폭 증가했지만 달러 약세 기조로의 전환은 분명 아니다. 원자재 수출국이 다수인 신흥국의 경제 구조를 고려할 때 원자재값이 상승 쪽으로 전환돼야 하지만 아직은 그런 움직임이 미약하다. 상당수 신흥국의 기업이익은 아직 상승 추세로 전환하지 못했다는 점도 고민해야 할 부분이다. 주가는 기업이익의 함수라는 부분을 간과해서는 안 된다.
미국, 유럽, 일본 등 선진국 주식시장의 상승 모멘텀은 여전히 유효하다. 미국의 펀더멘털(기초체력)은 세계에서 가장 강력하다. 유가 급락 및 달러 강세로 인한 기업이익 감소 및 지표 부진이 1분기에 나타났지만 2분기 이후 점진적으로 개선되고 있다.
선진국 증시가 신흥국에 비해 나을 것이란 얘기다. 이유는 단순하다. “정책이 존재하는 곳에 돈이 존재한다”는 것이다. 유럽(유로존)과 일본에서는 경기부양 정책이 지속되고 있다. ECB는 올해 3월부터 매달 600억유로의 자산을 풀고 있다. 유로존 기업들은 통화 약세에 따른 이익을 향유하는 중이다. 신용 지표도 개선되고 있다. 경기 선순환 구도가 나타나고 있다.
일본 또한 비슷한 양상으로 전개되고 있다. 기나긴 디플레이션의 터널에서 벗어나기 위해 일본은 ‘아베노믹스’라는 처방을 내놓았다. 작년 하반기 이후 아베노믹스 효과가 가시화하기 시작했다. 엔화 약세를 기반으로 일본 대형 제조업체는 빠르게 기업이익을 늘려왔다. 구조개혁도 동시에 진행했다. 일본 제조업의 이익증가는 올해 임금 인상으로 연결되고 있다. 실질가처분소득 증가를 통해 소비지표 개선으로 이어질 전망이다.
브라질 증시는 아직 바닥 확인 못해
신흥국 증시에 대한 투자는 선별적이고 보수적인 관점을 유지하는 것이 필요하다. 국내 투자자들이 가장 큰 관심을 갖고 있는 중국의 경우 향후 기준금리 및 지급준비율 인하 등 부양책을 지속할 것이다.
문제는 작년 11월 첫 번째 기준금리 인하 이후 증시 상승 속도가 지나치게 빨랐다는 점이다. 중국 정부는 이미 증시의 속도 조절에 들어갔다. 증시상승에 따라 기업공개(IPO) 물량이 급증한 부분도 부담스럽다. 중장기 상승흐름을 전망하지만 단기적으로는 밸류에이션 부담이 없는 선별적 주식에 접근할 것을 제안한다.
최근 통화 강세와 주가지수 상승이 동시에 진행되면서 브라질의 주식형 자산에도 관심이 커졌다. 브라질의 통화 및 주가 강세는 단기적인 반등에 그칠 가능성이 높다. 최근 통화 강세엔 펀더멘털의 개선이 뒷받침되지 못했다. 배럴당 40달러 초반까지 하락했던 유가가 60달러까지 반등했고, 브라질 경제에 큰 영향을 미치는 철광석 가격도 올해 20% 가까이 상승했다. 우려가 컸던 페트로브라스 사태 역시 재무제표가 발표된 이후 어느 정도 안정화되는 모습이다.
하지만 브라질 경제의 핵심은 재정 개혁에 있다. 신임 재무장관이 발표한 재정 개혁 목표는 달성하기 쉬운 수준이 아니다. 저소득층과 야당을 설득하는 지난한 과정이 남아 있다. 물가상승 압력도 불안 요인이다. 브라질 경제의 바닥을 확인하지 못했다는 점을 다시 한번 상기해야 한다.
아직은 선진국 주식시장에 무게를 둔 투자가 낫다. 중국을 중심으로 한 신흥국 일부 국가의 장점이 있지만 매우 선별적이고 조심스러운 투자기조를 유지해야 한다.
김지훈 < 삼성증권 투자컨설팅팀 연구위원 jihoon007.kim@samsung.com >
‘셀 인 메이(Sell in May)’ 현상을 설명하는 다양한 논거 중 설득력 있게 받아들여지고 있는 것은 세 가지다.
첫째 거시경제 측면에서 2분기는 ‘매크로 서프라이즈(macro surprise)’의 둔화 경향이 나타난다. 2분기는 연말·연초 기업 및 정부의 매출(예산) 목표 달성 이후의 휴지기다. 국내총생산(GDP)만 봐도 성장률이 타 기간보다 낮다.
둘째 기업실적 측면에서 2~3분기는 이익이 적어지는 시기다. 경영진의 12월·3월 말 회계연도 결산 및 경영성과 극대화 이후 역기저 효과가 나타나게 되면서다.
마지막으로 증시 수급상 미국에서는 하계 휴가시즌을 앞두고 있다. 이익 실현 물량이 확대되면서 전반적인 거래량이 축소되고, 주가상승 탄력이 약해진다. 이런 과거 사례가 ‘셀 인 메이’ 현상의 원인이라고 할 수 있다.
‘5월에는 팔지 마라?’…올해는 달라
올해도 이 같은 ‘셀 인 메이’ 현상은 유효할까. 올해 1분기엔 미국 경기가 부진했다. 한파에다 서부항만 파업 등 계절적, 단기적 요인이 겹친 까닭이다. 2분기 이후엔 고용회복, 최저임금 인상(실질소득 증가), 유가 안정화 및 달러화 강세 완화를 통해 경기회복세가 재개될 것으로 보인다.
미국 기업이익의 하향 조정이 진정세를 보이고 있다. 지난달 제조업지수가 하락세에서 벗어났고, 시카고 구매관리자지수(PMI)는 중립선을 웃돌았다. 모두 긍정적 신호들이다. 유럽중앙은행(ECB)의 양적 완화 시행에 따른 통화 약세는 유로존 수출 확대를 이끌고 있다.
증시 수급에서도 긍정적인 흐름이 예상된다. 미국 증시에서 2~3분기의 거래량 축소 추세는 2013년 이후 상당히 미약해진 상태다. 주가지수 상승 모멘텀이 지속적으로 강화되면서 시기와 무관하게 초과 이익을 달성하려는 투자자 수요가 반영된 결과라는 것이 중론이다. 다양한 논거를 통해 올해는 ‘5월엔 팔지 말라(Don’t sell in May)’ 투자 전략을 취할 것을 추천한다.
주식자산 비중을 확대할 경우 어떤 자산을 보유할 것인가라는 의사결정 단계에 직면하게 된다. 해외 투자에 있어 국내엔 과세라는 지대한 장애물이 존재한다. 그러나 의사결정 기준은 과세 자체가 아니라 세후 수익률이다. 일정 수준의 세금을 감내하고라도 투자수익률이 높다면 해당 자산에 대한 투자는 지속하는 게 바람직하다.
2011년부터 2014년까지 주요국 증시의 상승률을 살펴보면, 단 한 해도 국내 코스피지수가 최고를 기록하지 못했다. 해외주식 비중이 충분했다면 세후 수익률 관점에서 국내 주가지수에 투자했던 것보다 훨씬 우월한 수익률을 기록할 수 있었을 것이다. 투자자 성향에 따라 적정 해외주식의 투자 비중에는 차이가 존재하겠지만 일반적 수준의 위험 감내가 가능한 투자자라면 30~35% 정도 해외자산을 가질 것을 추천한다. 보수적인 투자로 유명한 일본의 후생연금(GPIF)도 작년 하반기 해외주식투자 목표를 기존 12%에서 25%로 확대했다. 해외채권까지 고려한다면 GPIF의 해외자산 비중은 40%를 초과한다.
미국·유럽·일본 등 선진국 주식에 투자
해외주식 중 어떤 자산을 선택할 것인가가 최종 의사 결정이 될 것이다. 신흥국 주식에 투자할 만한 일부 조건이 충족된 것은 사실이다. 하지만 본격적인 주도권을 갖기엔 추가적인 시간과 환경 변화가 필요하다. 달러 강세 현상이 주춤하면서 신흥시장의 매력이 소폭 증가했지만 달러 약세 기조로의 전환은 분명 아니다. 원자재 수출국이 다수인 신흥국의 경제 구조를 고려할 때 원자재값이 상승 쪽으로 전환돼야 하지만 아직은 그런 움직임이 미약하다. 상당수 신흥국의 기업이익은 아직 상승 추세로 전환하지 못했다는 점도 고민해야 할 부분이다. 주가는 기업이익의 함수라는 부분을 간과해서는 안 된다.
미국, 유럽, 일본 등 선진국 주식시장의 상승 모멘텀은 여전히 유효하다. 미국의 펀더멘털(기초체력)은 세계에서 가장 강력하다. 유가 급락 및 달러 강세로 인한 기업이익 감소 및 지표 부진이 1분기에 나타났지만 2분기 이후 점진적으로 개선되고 있다.
선진국 증시가 신흥국에 비해 나을 것이란 얘기다. 이유는 단순하다. “정책이 존재하는 곳에 돈이 존재한다”는 것이다. 유럽(유로존)과 일본에서는 경기부양 정책이 지속되고 있다. ECB는 올해 3월부터 매달 600억유로의 자산을 풀고 있다. 유로존 기업들은 통화 약세에 따른 이익을 향유하는 중이다. 신용 지표도 개선되고 있다. 경기 선순환 구도가 나타나고 있다.
일본 또한 비슷한 양상으로 전개되고 있다. 기나긴 디플레이션의 터널에서 벗어나기 위해 일본은 ‘아베노믹스’라는 처방을 내놓았다. 작년 하반기 이후 아베노믹스 효과가 가시화하기 시작했다. 엔화 약세를 기반으로 일본 대형 제조업체는 빠르게 기업이익을 늘려왔다. 구조개혁도 동시에 진행했다. 일본 제조업의 이익증가는 올해 임금 인상으로 연결되고 있다. 실질가처분소득 증가를 통해 소비지표 개선으로 이어질 전망이다.
브라질 증시는 아직 바닥 확인 못해
신흥국 증시에 대한 투자는 선별적이고 보수적인 관점을 유지하는 것이 필요하다. 국내 투자자들이 가장 큰 관심을 갖고 있는 중국의 경우 향후 기준금리 및 지급준비율 인하 등 부양책을 지속할 것이다.
문제는 작년 11월 첫 번째 기준금리 인하 이후 증시 상승 속도가 지나치게 빨랐다는 점이다. 중국 정부는 이미 증시의 속도 조절에 들어갔다. 증시상승에 따라 기업공개(IPO) 물량이 급증한 부분도 부담스럽다. 중장기 상승흐름을 전망하지만 단기적으로는 밸류에이션 부담이 없는 선별적 주식에 접근할 것을 제안한다.
최근 통화 강세와 주가지수 상승이 동시에 진행되면서 브라질의 주식형 자산에도 관심이 커졌다. 브라질의 통화 및 주가 강세는 단기적인 반등에 그칠 가능성이 높다. 최근 통화 강세엔 펀더멘털의 개선이 뒷받침되지 못했다. 배럴당 40달러 초반까지 하락했던 유가가 60달러까지 반등했고, 브라질 경제에 큰 영향을 미치는 철광석 가격도 올해 20% 가까이 상승했다. 우려가 컸던 페트로브라스 사태 역시 재무제표가 발표된 이후 어느 정도 안정화되는 모습이다.
하지만 브라질 경제의 핵심은 재정 개혁에 있다. 신임 재무장관이 발표한 재정 개혁 목표는 달성하기 쉬운 수준이 아니다. 저소득층과 야당을 설득하는 지난한 과정이 남아 있다. 물가상승 압력도 불안 요인이다. 브라질 경제의 바닥을 확인하지 못했다는 점을 다시 한번 상기해야 한다.
아직은 선진국 주식시장에 무게를 둔 투자가 낫다. 중국을 중심으로 한 신흥국 일부 국가의 장점이 있지만 매우 선별적이고 조심스러운 투자기조를 유지해야 한다.
김지훈 < 삼성증권 투자컨설팅팀 연구위원 jihoon007.kim@samsung.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