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식 투자의 핵심은 좋은 자산을 좋은 가격에 사는 것이다. 오래 보유하면서 복리 효과를 최대한 누리는 것도 안정적인 성과를 내는 비결이다. 주식이 다른 자산에 비해 더 위험해 보이는 것은 거래가 활발하고 가격 변동성이 크기 때문이다. 주가를 걷어내고 기업 본연의 가치를 봐야 한다. 기업이 정말 경쟁력을 갖추고 있는지, 현금 흐름이 양호한지, 배당이 증가하고 있는지를 분석해야 한다는 얘기다. 현금 흐름이 꾸준히 증가하는 기업을 발굴해 합리적인 가격에 매수하고, 장기간 보유하는 가치투자를 추구하면 누구나 좋은 성과를 낼 수 있다.

좋은 주식이 아닌 좋은 기업에 투자

[주식 투자의 정석 <2>] "눈앞의 주가 흐름에 함몰되지 말고 배당·수익모델 등 기업 본연의 가치 봐야"
흔히 좋은 기업보다 좋은 주식에 투자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주가가 올라갈 주식에 투자해야 한다는 얘기다. 하지만 좋은 기업을 고르는 게 훨씬 중요하다. 좋은 기업을 싸게 살 수 있으면 가장 좋다. 조금 비싸더라도 좋은 기업을 사는 게 가격만 싸고 그저 그런 기업을 사는 것보다 장기적으로 훨씬 이익이다. 주식이든 부동산이든 결국 좋은 자산은 시간가치가 계속 올라간다고 보기 때문이다. 좋은 기업이란 어떤 기업인가. 바로 경쟁력 있는 사업 모델을 갖춘 기업이다. 남들이 하지 못하거나, 남들보다 훨씬 잘해서 다른 기업들이 따라오기 힘든 사업 모델 말이다. 이런 기업에는 장기 투자가 가능하다. 시간이 지나면 지날수록 복리 효과 때문에 자기 자산이 눈덩이처럼 불어나는 걸 체감할 것이다.

세상의 변화에 주목하라

세상의 변화라고 하면 흔히 테크놀로지(기술) 변화에 주목한다. 물론 신기술이 세상의 변화를 가져올 수 있다. 하지만 주식 투자의 관점에서는 조금 다르다. 새로 나온 기술이나 신약 중 얼마나 많은 것이 사람들에게 영향을 미칠까. 누구도 알기 어렵다. 그것들로 얼마나 돈을 벌지 측정하는 것은 더 힘들다. 그럼에도 이런 주식들은 굉장히 비싼 값에 거래되는 경우가 많다. 주식투자자 입장에선 리스크(위험)가 더 큰 것이다. 세상의 변화가 너무나 빠르게 느껴질수록 사람들은 오히려 자기의 작은 세계를 소중히 여긴다. 자기만의 작은 공간을 꾸미는 일, 텃밭을 가꾸고, 여행을 하는 일들 말이다. 재미있는 사실은 사람들의 생활을 관찰하면 그 접점에서 좋은 사업모델을 갖고 안정적인 이익을 내고 있는 기업을 발견하게 된다는 점이다. 이런 기업들은 그다지 높지 않은 가격에 투자할 수 있다. 시간이 지날수록 가치가 매우 커지는 경우가 많다. 남들이 관심을 두지 않는 사업 영역에서 독점적 비즈니스를 확보하는 기업에 끊임없이 관심을 갖고 있다가 그 기업 실적이 반등할 때 투자하는 게 현명하다.

‘매도’ 고민에 시간 허비 말라

많은 사람이 주식은 사는 것보다 파는 게 더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단기 관점에서 보면 당연히 맞는 말이다. 하지만 지속적으로 뭔가에 투자해야 하는 펀드매니저로서의 경험을 돌이켜보면 분명 좋은 가격에 팔았다고 생각했는데 시간이 지나 가격이 더 오른 주식이 많았다. 반대로 단기 실적이 좋지 않아도 경쟁력 있는 기업으로 판단해 팔지 않았다가 결국 높은 시세차익을 안겨준 주식도 상당했다. 같은 주식에 투자했더라도 잦은 설정과 환매로 인해 매수·매도가 많았던 펀드보다 꾸준히 유지했던 펀드의 수익률이 훨씬 높았다. 결론적으로 좋은 기업을 발굴해 투자하는 게 가장 중요하고, 이런 기업들은 가능한 한 팔지 않는 게 장기 수익률을 올리는 데 유리하다. 그럼 언제 팔아야 하나. 갖고 있는 주식보다 더 좋은 기업을 발견했을 때 고민해도 늦지 않다. 언제 팔까를 고민하는 시간에 더 좋은 기업을 찾기 위해 공부하는 편이 낫다.

민수아 < 삼성자산운용 밸류주식운용 본부장 sa.min@samsung.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