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색화의 진화…색깔이 말을 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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갤러리 세줄, 30일까지 '見'전
한국 현대미술이 1970년대 사조인 단색화를 어떤 방식으로 이어가고 있는지 짚어 볼 수 있는 전시가 있다. 서울 평창동 갤러리 세줄에서 열리고 있는 ‘見(볼 견, 나타날 현)김춘수, 김택상, 제여란’전이다. ‘단색화가의 제자들’인 중견작가 김춘수(58) 김택상(57) 제여란(55)은 각자의 개성과 서양 사조와의 조화를 통해 작품세계를 넓혔다. 수행하듯 반복적인 작업을 통해 인간 정신을 탐구하는 한국 단색화의 특성도 끌어안았다.
김춘수는 서양화 재료인 유화 물감을 가지고 동양적인 정신을 화폭에 담았다. 물감 중 청색만 쓴다. 자연을 대변하면서도 명상적인 세계를 보이기 위해서다. 붓을 쓰지 않고 청색 물감을 손에 일일이 찍어 대형 캔버스에 바르는 것도 독특하다. 손이 수천 번 오가야 작품 하나가 나온다. 청색의 한 종류를 뜻하는 ‘울트라마린’ 연작은 획의 율동감을 살려 캔버스에 푸른 물결이 치는 듯한 인상을 준다.
박서보 화백의 제자인 김택상의 작품은 자연스러운 색감과 오묘한 농담이 특징이다. 작품마다 안쪽에서부터 빛이 배어 나오는 듯한 느낌을 준다. 동양과 서양 단색조의 중간 지점에 있는 작가는 안료에 희석한 물에 캔버스를 담가 색이 물결 가는 대로 번지게 했다. 캔버스 천에 물감이 스몄다 마르기를 기다리고, 다시 색을 입히는 과정을 반복했다. 밝으면서도 간결한 색 구성은 서양 미니멀리즘의 영향을 받았다.
제여란은 강한 붓질로 역동감을 준 작품을 선보였다. 채도가 강하지 않고 자연을 연상케 하는 색들이 어우러져 숲이나 오솔길을 떠오르게 한다. 오는 30일까지. (02)391-9171
선한결 기자 always@hankyung.com
김춘수는 서양화 재료인 유화 물감을 가지고 동양적인 정신을 화폭에 담았다. 물감 중 청색만 쓴다. 자연을 대변하면서도 명상적인 세계를 보이기 위해서다. 붓을 쓰지 않고 청색 물감을 손에 일일이 찍어 대형 캔버스에 바르는 것도 독특하다. 손이 수천 번 오가야 작품 하나가 나온다. 청색의 한 종류를 뜻하는 ‘울트라마린’ 연작은 획의 율동감을 살려 캔버스에 푸른 물결이 치는 듯한 인상을 준다.
박서보 화백의 제자인 김택상의 작품은 자연스러운 색감과 오묘한 농담이 특징이다. 작품마다 안쪽에서부터 빛이 배어 나오는 듯한 느낌을 준다. 동양과 서양 단색조의 중간 지점에 있는 작가는 안료에 희석한 물에 캔버스를 담가 색이 물결 가는 대로 번지게 했다. 캔버스 천에 물감이 스몄다 마르기를 기다리고, 다시 색을 입히는 과정을 반복했다. 밝으면서도 간결한 색 구성은 서양 미니멀리즘의 영향을 받았다.
제여란은 강한 붓질로 역동감을 준 작품을 선보였다. 채도가 강하지 않고 자연을 연상케 하는 색들이 어우러져 숲이나 오솔길을 떠오르게 한다. 오는 30일까지. (02)391-9171
선한결 기자 alway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