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범수 다음카카오 의장
김범수 다음카카오 의장
다음카카오, 1분기 부진한 실적 내놨지만 주가 '급등'
새 먹거리 '모바일 사업'에 공격적 투자 선언에 시장 '환호'


다음카카오가 14일 낮아진 눈높이에도 부합하지 못하는 기대 이하의 1분기 실적을 내놨다. 우려하던 마케팅 비용이 높아진 탓이다.

하지만 이날 주가는 급등세다. 지난 7일 합병 이후 처음으로 주가가 10만원 이하로 내려갈 정도로 최근 부진했지만 이날 새 먹거리 계획을 봇물처럼 쏟아내면서 시장의 관심을 끌고 있다는 평가다.

14일 다음카카오는 올 1분기 연결 기준 영업이익이 403억5200만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38.3% 감소했다고 공시했다. 매출은 2343억9200만원으로 7.7% 줄었고, 순이익도 308억4600만원을 기록해 40.4% 감소했다.

지난 4월 말 기준 증권사들이 내놓은 다음카카오의 1분기 매출액과 영업이익 컨센서스(예상치 평균)는 각각 2458억원과 523억원이었다. 이미 지난 3월부터 증권가가 컨센서스를 낮췄지만 이마저도 부합하지 못한 것이다.

이성빈 교보증권 연구원은 "마케팅비가 전분기 대비 80% 가량이나 늘었고 전년 동기 대비로도 60% 가량 증가했다"며 "연초부터 카카오페이와 카카오택시 등을 홍보하는 데 많은 비용을 썼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이날 주가는 오랜 만에 급등세를 탔다. 이날 열린 콘퍼런스콜(전화회의)을 통해 올해 새로운 먹거리로 '모바일 사업'을 정하고 공격적으로 투자에 나설 것이라는 구상을 밝힌 데 따른 것으로 풀이된다.

다음카카오는 우선 캐릭터 사업 부문인 '카카오프렌즈'를 독립 법인으로 분사해 캐릭터 사업을 강화키로 했다. 캐릭터 사업은 모바일 분야에서 현금을 창출할 수 있는 핵심 사업 가운데 하나다.

또한 새로운 모바일 검색 서비스인 '숍검색'도 내놓는다. 카카오톡 대화 중 원하는 정보를 바로 찾아볼 수 있게 하는 것이 핵심으로 올 여름 출시를 눈앞에 두고 있다.

다음카카오는 이밖에도 이날 카카오택시 서비스 확대, 모바일 은행 검토, 카카오 TV 출시 등을 알리며 새로운 사업 방향에 대해서 투자자들에게 '큰 그림'을 그려줬다는 평가를 받는다.

이에 따라 지지부진한 주가 흐름도 반등세를 탈 수 있을지 관심사다. 최근 주가는 10만원선을 겨우 지켜내고 있는 수준으로 증권업계에선 이미 '바닥' 수준까지 내려왔다는 목소리가 우세하다.

성종화 이베스트투자증권 연구원은 "주가가 10만원 부근에서 횡보하면서 약간의 호재에 벼락 같은 반응을 보이는 것으로 볼 때 전형적인 바닥 구간에 있다고 볼 수 있다"며 "1분기 부진한 실적은 이미 악재가 아니었다"고 분석했다.

이 연구원도 "투자자들이 우려했던 건 실적이 아니라 사업의 전략과 방향성이었다"며 "신규 서비스들의 구체적 성과가 가시화돼야 겠지만 이날의 주가 반등은 투자자들의 궁금증을 일부 해소해준 것으로 볼 수 있다"고 평가했다.

노정동 한경닷컴 기자 dong2@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