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준기 동부그룹 회장이 2013년 고심 끝에 매각을 결정했던 동부하이텍 주가가 실적 개선에 힘입어 탄력이 붙었다. 지난해 흑자전환한 데 이어 올 1분기 실적도 개선된 것으로 추정돼 연일 신고가 행진을 벌이고 있다.

동부하이텍은 14일 7.62% 오른 1만1300원에 장을 마쳤다. 지난 7일 이후 6거래일 연속 상승세다. 올 들어서만 144.85% 뛰었다. 이 회사 주가가 1만원을 넘은 것은 2012년 4월 이후 3년1개월여 만이다.

10여년간의 긴 적자 터널을 뚫고 나온 실적이 주가를 끌어올린 원동력이다. 동부하이텍은 국내 유일의 반도체 파운드리(위탁생산) 전문기업이지만 높은 진입장벽과 많은 초기 투자비용에 휘청거렸다. 2조원 이상을 투자했지만 2001년 상업생산을 시작한 뒤 매년 영업적자를 냈다.

지난해 14년 만에 처음으로 456억원 규모의 영업이익을 기록했다. 지난 1분기 실적도 호전된 것으로 추정돼 증권사들이 연간 실적 전망치를 잇따라 상향 조정하고 있다. 남대종 하나대투증권 연구원은 “드라이버 IC(집적회로) 수요 증가와 함께 센서 주문도 늘고 있어 1분기 가동률이 80%로 높아졌고 2분기엔 90%로 올라설 것으로 예상된다”며 “채권단과 협의로 대출 이자율도 낮춰 비용 부담도 크게 줄 것”이라고 말했다.

지난해 말 우선협상대상자였던 IA컨소시엄이 인수를 포기한 이후 중단된 매각 작업이 실적 개선 덕분에 다시 속도를 낼지에도 관심이 쏠린다.

윤정현 기자 hit@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