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박판 된 내츄럴엔도텍…'개미 무덤' 되나
개인투자자(개미)들이 ‘가짜 백수오’ 파동 이후 연일 급락하고 있는 내츄럴엔도텍을 단기매매하면서 ‘개미지옥’에 빨려드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한국거래소가 지난 13일 장 마감 후 “거래량이 이상 급증하고 있다”며 ‘투자주의’ 종목으로 지정했는데도 저가 매수를 통한 단기 매매차익을 노리는 개미들이 연일 내츄럴엔도텍 매매에 뛰어들고 있다.

◆저가매수냐, ‘폭탄돌리기’냐

내츄럴엔도텍은 15일 코스닥시장에서 총 1057만여주가 거래됐다. 주식회전율(거래량/상장주식 수)은 54.19%다. 전체 상장 주식의 절반 이상이 거래됐다는 의미다. 지난달 ‘가짜 백수오’ 사태가 터지기 전엔 회전율이 2~3%대(20만~30만주)에 불과했다. 하지만 지난 13일(4688만여주)과 14일(3254만여주)엔 회전율이 각각 240.74%와 167.09%에 달할 정도로 주식 손바뀜이 심했다. 이 회사의 상장 주식 수는 총 1947만6000주, 대주주 지분을 제외한 유통주식 수는 1063만9149주다.

이날 개인은 1040만여주(1082억원)를 사고 1043만여주(1086억원)를 파는 등 활발한 매매 움직임을 보였다. 내츄럴엔도텍은 전날보다 2.9%(300원) 떨어진 1만50원에 마감됐다. 최고가(4월17일 9만1000원)에 비해 9분의 1 수준이다. 증권가에서는 “저가 매수를 통해 초단타로 돈을 벌어보려는 투기적 성향의 투자자들이 몰린 것”이라고 지적하고 있다.

김재수 내츄럴엔도텍 대표가 보유 중인 회사 주식의 88%(407만4711주)를 담보로 100억원을 대출받았기 때문에 주가가 더 떨어질 경우 반대매매 물량까지 나올 수 있다. 반대매매는 증권사 등에서 빌린 돈을 약정한 기한 내 갚지 못하면 주식을 강제로 일괄 매도하는 것이다.

◆“자유투어 반면교사 삼아야”

내츄럴엔도텍에 달려드는 개미들의 행태를 우려하는 것은 과거에도 비슷한 사례가 있었기 때문이다. 2013년 29원까지 폭락했던 자유투어의 경우 개미들의 ‘무덤’이 됐다. 한때 “모두투어가 인수할 예정”이라는 소문이 돌면서 개인들이 저가 매수에 나섰지만 결국 큰 손실을 입었다. 2013년 5월1일 상장폐지된 자유투어는 상장폐지 이틀 전(4월29일)에도 개인들이 대거 사들이는 등 거래량이 많았다. 결국 이 주식은 휴지 조각이 됐다.

과거 하이닉스도 비슷했다. 한때 5만3100원(1997년 6월18일 종가)까지 치솟았던 이 회사 주가는 2001년 10월 채권단 공동관리(워크아웃)에 들어간 뒤 21 대 1의 감자로 인해 125원(2003년 3월26일 종가)까지 폭락했다. ‘동전 주식’으로 불리면서 개미들이 몰려들었다. ‘더 떨어지겠느냐’는 심리에서다. 이후 10년 이상 주가가 제자리걸음을 하면서 많은 개미들이 손절매해야 했다.

한 증권사의 리서치센터장은 “내츄럴엔도텍의 업종 성격상 한 번 신뢰를 잃으면 다시 회생하기는 어렵다”며 “지금 주식을 매수하는 것은 신중하게 생각해야 한다”고 말했다.

민지혜 기자 spop@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