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에 밀린 사업 과감히 정리…히타치·미쓰비시, 최대 실적 행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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희비 엇갈린 日전자업계
소니, TV사업 축소·PC 매각…올 흑자 기대
샤프는 2223억엔 적자…3500명 감원 나서
소니, TV사업 축소·PC 매각…올 흑자 기대
샤프는 2223억엔 적자…3500명 감원 나서
일본 전자업체들의 ‘운명’을 가른 건 구조조정에 대한 치열함의 차이였다.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수익성이 낮은 가전과 반도체사업 등을 과감히 정리하면서 ‘선택과 집중’에 나선 히타치제작소와 미쓰비시전기는 ‘엔저 훈풍’을 만나 승승장구하고 있다. 반면 경쟁이 치열한 중소형 LCD(액정표시장치)사업에서 독자 노선을 고집해온 샤프는 다시 경영난에 몰렸다.
◆적자 감수 구조조정 나서
히타치제작소는 일본 전자업계에서 ‘개혁의 대명사’로 통한다. 히타치는 2008회계연도에 일본 제조업계 사상 최대 규모인 7800억엔(당시 환율 기준 약 10조2000억원)의 적자를 냈다. 적자를 감수하고 대규모 구조조정에 나섰기 때문이다.
한국의 삼성전자 등 선두 업체에 밀린 반도체, 디스플레이, PC, TV사업 등을 줄줄이 정리했다. 정보기술(IT) 시스템과 전력 등 사회 인프라 구축사업에 전문화된 기업으로 변신하기 위해서였다. 2013회계연도(2013년 4월~2014년 3월)와 2014회계연도 연속 사상 최대 영업이익을 낸 히타치는 2015회계연도에도 사상 최대 규모인 6800억엔의 영업이익을 예상하고 있다.
미쓰비시전기는 2014회계연도에 매출 영업이익 순이익 모두 사상 최대치를 갈아치웠다. 미쓰비시는 좀 더 일찍 구조조정에 나섰다. 2003년 반도체사업에 이어 2008년엔 휴대폰사업을 접었다.
이후 산업기기와 산업용 전자제품, 가전으로 ‘3각 편대’를 구성했다. 최근 효자사업은 공장자동화(FA) 설비가 속한 산업기기 부문이다. 지난해 10% 이상 영업이익률을 내며 전체 영업이익(3176억엔) 중 절반(1459억엔)을 이 부문이 차지했다.
◆소니, 올해 흑자전환 기대
일본 전자업계의 자존심으로 불리는 소니도 실적 부진의 터널을 벗어나고 있다. 2014회계연도에 영업이익이 685억엔으로 159% 증가한 소니는 2015회계연도에 1400억엔의 당기순이익을 올리며 3년 만에 흑자전환할 것을 기대하고 있다. TV 사업을 축소하고 PC 사업을 매각하는 등 전자부문 구조조정이 마무리되면서 수익성 개선이 가시화될 것이라는 이유에서다. 지난해 TV 인력 감축, 스마트폰 관련 손실 등에 들어간 3300억엔 규모의 구조조정 비용이 올해는 450억엔으로 줄어든다.
파나소닉도 2011년 이후 2년간 1조5000억엔의 순손실을 감수하고 TV부문 구조조정을 실시한 결과 전기자동차용 배터리를 포함한 자동차와 주택 관련사업이 주요 사업으로 바뀌었다.
◆샤프, 추가 구조조정 발표
일본은 전자업체 사업 구조조정 과정에서 사업별로 ‘연합군’이 탄생했다. 중소형 LCD사업 분야에서도 소니, 히타치, 도시바의 LCD사업이 통합된 재팬디스플레이가 2012년 4월 만들어졌다. 하지만 샤프는 독자노선을 고집했고 그 결과 심각한 경영난에 몰렸다.
샤프는 2014회계연도에 480억엔의 영업적자와 2223억엔의 순손실을 냈다. 2011회계연도 이후 4년간 총 1조1000억엔의 순손실을 기록했다. 잠깐 흑자를 낸 2013년이 ‘데드 캣 바운스(dead cat bounce)’였다는 얘기도 나온다. ‘데드 캣 바운스’란 죽은 고양이라도 아주 높은 곳에서 떨어지면 조금은 뛰어오른다는 속담에서 유래한 말이다.
샤프는 이날 실적발표 후 추가 구조조정 방안을 발표했다. 미즈호은행 등 채권단으로부터 2250억엔의 자금을 새롭게 수혈받고, 지난 3월 말 기준 1218억엔인 자본금을 오는 6월 말까지 5억엔으로 줄이기로 했다. 인력도 전 세계 4만9000명의 그룹 인원 중 일본 내 3500명을 포함해 10%가량 축소하기로 했다.
한편 실적 순항을 이어오던 도시바는 회계부정 논란에 휘말렸다. 전력시스템 등 3개 부분에서 원가를 축소해 2011회계연도부터 3년간 영업이익을 500억엔 이상 부풀린 의혹을 받고 있다. 도시바는 외부 인사로 구성된 제3자위원회 검증을 받을 예정이지만 도쿄증권거래소로부터 관리종목에 지정될 수도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도쿄=서정환 특파원 ceoseo@hankyung.com
◆적자 감수 구조조정 나서
히타치제작소는 일본 전자업계에서 ‘개혁의 대명사’로 통한다. 히타치는 2008회계연도에 일본 제조업계 사상 최대 규모인 7800억엔(당시 환율 기준 약 10조2000억원)의 적자를 냈다. 적자를 감수하고 대규모 구조조정에 나섰기 때문이다.
한국의 삼성전자 등 선두 업체에 밀린 반도체, 디스플레이, PC, TV사업 등을 줄줄이 정리했다. 정보기술(IT) 시스템과 전력 등 사회 인프라 구축사업에 전문화된 기업으로 변신하기 위해서였다. 2013회계연도(2013년 4월~2014년 3월)와 2014회계연도 연속 사상 최대 영업이익을 낸 히타치는 2015회계연도에도 사상 최대 규모인 6800억엔의 영업이익을 예상하고 있다.
미쓰비시전기는 2014회계연도에 매출 영업이익 순이익 모두 사상 최대치를 갈아치웠다. 미쓰비시는 좀 더 일찍 구조조정에 나섰다. 2003년 반도체사업에 이어 2008년엔 휴대폰사업을 접었다.
이후 산업기기와 산업용 전자제품, 가전으로 ‘3각 편대’를 구성했다. 최근 효자사업은 공장자동화(FA) 설비가 속한 산업기기 부문이다. 지난해 10% 이상 영업이익률을 내며 전체 영업이익(3176억엔) 중 절반(1459억엔)을 이 부문이 차지했다.
◆소니, 올해 흑자전환 기대
일본 전자업계의 자존심으로 불리는 소니도 실적 부진의 터널을 벗어나고 있다. 2014회계연도에 영업이익이 685억엔으로 159% 증가한 소니는 2015회계연도에 1400억엔의 당기순이익을 올리며 3년 만에 흑자전환할 것을 기대하고 있다. TV 사업을 축소하고 PC 사업을 매각하는 등 전자부문 구조조정이 마무리되면서 수익성 개선이 가시화될 것이라는 이유에서다. 지난해 TV 인력 감축, 스마트폰 관련 손실 등에 들어간 3300억엔 규모의 구조조정 비용이 올해는 450억엔으로 줄어든다.
파나소닉도 2011년 이후 2년간 1조5000억엔의 순손실을 감수하고 TV부문 구조조정을 실시한 결과 전기자동차용 배터리를 포함한 자동차와 주택 관련사업이 주요 사업으로 바뀌었다.
◆샤프, 추가 구조조정 발표
일본은 전자업체 사업 구조조정 과정에서 사업별로 ‘연합군’이 탄생했다. 중소형 LCD사업 분야에서도 소니, 히타치, 도시바의 LCD사업이 통합된 재팬디스플레이가 2012년 4월 만들어졌다. 하지만 샤프는 독자노선을 고집했고 그 결과 심각한 경영난에 몰렸다.
샤프는 2014회계연도에 480억엔의 영업적자와 2223억엔의 순손실을 냈다. 2011회계연도 이후 4년간 총 1조1000억엔의 순손실을 기록했다. 잠깐 흑자를 낸 2013년이 ‘데드 캣 바운스(dead cat bounce)’였다는 얘기도 나온다. ‘데드 캣 바운스’란 죽은 고양이라도 아주 높은 곳에서 떨어지면 조금은 뛰어오른다는 속담에서 유래한 말이다.
샤프는 이날 실적발표 후 추가 구조조정 방안을 발표했다. 미즈호은행 등 채권단으로부터 2250억엔의 자금을 새롭게 수혈받고, 지난 3월 말 기준 1218억엔인 자본금을 오는 6월 말까지 5억엔으로 줄이기로 했다. 인력도 전 세계 4만9000명의 그룹 인원 중 일본 내 3500명을 포함해 10%가량 축소하기로 했다.
한편 실적 순항을 이어오던 도시바는 회계부정 논란에 휘말렸다. 전력시스템 등 3개 부분에서 원가를 축소해 2011회계연도부터 3년간 영업이익을 500억엔 이상 부풀린 의혹을 받고 있다. 도시바는 외부 인사로 구성된 제3자위원회 검증을 받을 예정이지만 도쿄증권거래소로부터 관리종목에 지정될 수도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도쿄=서정환 특파원 ceose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