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승민 새누리당 원내대표(왼쪽)가 18일 최고위원회의에서 현안에 대해 발언하고 있다. 연합뉴스
유승민 새누리당 원내대표(왼쪽)가 18일 최고위원회의에서 현안에 대해 발언하고 있다. 연합뉴스
새누리당은 18일 이종걸 새정치민주연합 원내대표가 전날 공무원연금 개혁 협상의 절충안으로 제시한 기초연금 강화론에 부정적인 뜻을 나타냈다.

유승민 새누리당 원내대표는 이날 최고위원회의가 끝난 뒤 기자들과 만나 “기초연금이든 국민연금이든 지급하는 비율이 있는데 그런 것과 관련해 비율을 못 박아서 하는 것은 있을 수 없다”고 말했다.

유 원내대표는 “(공적 연금 강화를 위한) 사회적 기구에서 논의할 문제인데 미리 결론을 내려놓고 논의하면 사회적 기구는 필요가 없다”며 “일단 공무원연금법을 빨리 통과시키고 사회적 기구에서 야당이 주장하는 것을 모두 열어놓고 논의할 수는 있다”고 했다.

앞서 이 원내대표는 지난 17일 공무원연금법 개정안 처리를 위한 전제조건으로, 기존에 제시했던 ‘국민연금 소득대체율 50%로 인상’ 대신 기초연금 보장 대상을 기존 소득 하위 70%에서 90~95% 수준으로 확대하자고 제안했다. 국민연금 소득대체율이 2028년까지 40%로 낮아지는 것을 보완하기 위해 기초연금 소득대체율을 10%로 맞추고, 기초연금 지급 범위를 넓혀 실질적인 국민연금 소득대체율을 50%로 높이겠다는 구상이다.

새정치연합에서는 이 원내대표의 기초연금 강화론에 대해 찬반 의견이 엇갈렸다. 당 대표와 정책위원회 의장 등 핵심 지도부는 반대의 뜻을 밝혔다. 유 새누리당 원내대표가 “저쪽(새정치연합)이 지금 당 대표, 원내대표, 정책위 의장 말씀들이 서로 달라서 굉장히 혼란스러운 상황”이라고 말할 정도다.

문재인 대표는 이날 기자들과 만나 “이 원내대표가 원내대표부를 지휘하는 대표로서의 견해를 일단 말한 것”이라며 “당내에서 충분히 논의가 이뤄져 방향이 정립된 건 아니다”고 확대 해석을 경계했다. 공무원연금개혁특위 야당 간사인 강기정 정책위 의장은 “지난 2일 여야 합의를 기초로 공적 연금 강화를 위한 사회적 합의기구가 만들어지면 다룰 수 있을지 몰라도 지금 논의될 내용은 아닌 것 같다”며 “옳고 그름, 적정성 여부를 떠나 적절하지 않은 주장이다. 한발 앞선 것 같다”고 지적했다.

반면 보건복지위원장인 김춘진 의원은 “합의 준수가 가장 바람직하지만 합의를 지키지 못할 상황이 오면 거기에 대해 다시 검토해야 한다”며 “이 원내대표의 의견이 하나의 대안이 될 수 있다”고 말했다.

당내 반발이 일자 이 원내대표는 “국민연금 소득대체율 50%와 관련해 기초연금 강화를 통해 실리를 취하면 된다는 이야기는 기본적으로 사회적 합의기구의 동의와 양해 정도는 있어야 한다는 것을 전제로 했는데 그 부분이 제대로 전달되지 않았던 것 같다”고 한발 물러섰다.

여야 원내수석부대표는 이날 만나 공무원연금 개혁 협상 관련 이견 조율에 나섰지만 핵심 쟁점인 ‘국민연금 소득대체율 50% 명시’ 문제에 대한 입장차만 확인한 채 결론을 내지 못했다. 양당 원내대표 회동 일정도 잡지 못했다.

이정호 기자 dolph@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