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한카드, 카자흐스탄 자동차 할부금융 시장 진출
신한카드(사장 위성호·사진)가 카자흐스탄 최대 자동차 판매회사인 아스타나그룹과 손잡고 현지 시장에 진출한다. 카드사가 현지에 독자 진출하는 첫 사례로 신한카드는 신흥국 시장을 선점해 미래 먹거리를 확보한다는 계획이다. 이 회사는 동남아시아 시장 진출도 모색하고 있다.

19일 금융권에 따르면 신한카드는 카자흐스탄 아스타나그룹 등과 손잡고 오는 7월부터 할부금융 영업을 시작할 예정이다. 현재 막바지 제휴 협상을 진행 중이다. 신한카드 관계자는 “현지 자동차 판매회사와 연계해 할부금융 시장을 공략하면 시너지가 상당할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자동차 시장이 빠르게 커지고 있지만, 도요타파이낸셜을 제외하곤 자동차 할부금융에 진출한 해외 금융사가 없다는 점도 고려한 것으로 전해졌다. 신한카드가 제휴할 아스타나그룹은 카자흐스탄 내 10위권의 대기업으로 현대자동차와 도요타, 닛산, BMW 등의 신차 판매를 맡고 있는 아스타나모터스를 자회사로 두고 있다. 지난달엔 롯데그룹과 제휴하는 등 한국 시장에 관심이 큰 것으로 알려졌다.
신한카드, 카자흐스탄 자동차 할부금융 시장 진출
신한카드는 작년 11월 카자흐스탄 금융당국으로부터 할부·리스업 허가를 받은 뒤 알마티 지역에 현지법인을 세웠다. 카드사가 독자적으로 해외 진출한 첫 번째 사례다.

신한카드는 아스타나그룹과의 제휴 협상을 마무리짓는 대로 현지 가전회사와 제휴에 나설 방침이다. 현지영업이 시작되는 7월부터 자동차와 전자제품 두 축으로 현지 할부금융 시장을 본격 공략하기 위해서다. 오는 9월에는 신용대출 상품도 내놓을 계획이다. 카자흐스탄 전체 신용대출 시장 규모는 6조원에 달한다.

신한카드는 카자흐스탄이 리테일 금융시장이 태동하는 단계로 성장 가능성이 매우 큰 것으로 보고 있다. 한국 건설회들이 지은 아파트가 현지에서 인기가 높아 아파트 모기지론 영업도 기대하고 있다. 신한은행이 이미 진출했다는 점도 긍정적이다.

신한카드 관계자는 “당장의 수익을 기대하기보다는 씨앗을 뿌리는 단계”라며 “리테일 금융 성장세가 높아 정치적 불안 요소만 발생하지 않는다면 시장 전망이 밝다”고 말했다. 신한카드는 카자흐스탄에서 영업 노하우를 축적하면서 베트남·인도네시아 등 동남아시아 시장 진출도 추진할 방침이다.

시장 1위 신한카드가 적극적인 해외 진출에 나서자 다른 카드사들도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삼성·KB국민카드 등은 이미 동남아 지역을 대상으로 사업타당성 검토에 나선 것으로 알려졌다.

카드사 관계자는 “은행에 비해 카드회사 등은 금융규제 강도가 상대적으로 낮아 해외 진출이 수월하다”며 “경쟁이 심한 국내를 벗어나 해외사업을 확대하려는 움직임이 커질 것”이라고 말했다.

이지훈 기자 lizi@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