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리 매킬로이
로리 매킬로이
지난 10일 막을 내린 PGA 플레이어스 챔피언십의 우승상금은 180만달러다. 한화로 약 19억6000만원에 해당한다. 2위 상금과는 격차가 크다. 2~3명이 공동 2위라도 하면 사람 수만큼 상금도 쪼개진다. 당시 1타 차 공동 2위로 밀려난 케빈 키스너와 세르히오 가르시아는 88만달러(약 9억6000만원)씩 나눠 가졌다. 반면 챔피언 리키 파울러는 180만달러를 독식했다. 연장전 마지막 버디 퍼팅 하나가 10억원짜리였던 셈. 퍼팅의 가치를 극명하게 보여주는 사례다. 아마추어들이 참고할 만한 퍼팅 달인들의 비기(秘技)를 들여다봤다.

로리 매킬로이 ‘스폿 전략’

[퍼팅 고수 따라하기] '신황제' 매킬로이의 퍼팅비법 "홀 아닌 퍼트 라인의 한 점을 봐라"
올 들어 WGC-캐딜락 매치플레이와 웰스파고 챔피언십을 잇따라 제패한 매킬로이의 퍼팅 비법은 스폿 전략이다. 퍼트 라인을 보고 경사와 그린 스피드를 느낀 뒤 그 라인을 따라가도록 볼을 보내는 단순 방식이다. 최종 목적지로 홀을 겨냥하는 게 아니다. 볼까지 연결된 퍼트 라인상의 일정 지점을 목표 삼아 볼을 보내는 게 핵심이다. 볼을 보는 것이 아니라 볼이 굴러갈 선을 보면서 스탠스를 잡는다. 매킬로이의 퍼팅 스승인 데이브 스톡턴은 “볼 앞 1~2인치 지점을 정한 뒤 볼이 그곳을 통과해 굴러가도록 스트로크한다”고 말했다.

리키 파울러의 ‘직선 스트로크’

플레이어스 챔프 리키 파울러가 가장 많이 하는 연습이 직선 스트로크다. 티를 그린 위에 앞뒤로 꽂아놓고 그 사이를 퍼터 헤드로 왔다갔다 하면서 일직선으로 퍼터 헤드를 밀어주는 연습이다. 일단 직선 스트로크 감각이 잡히면 파울러는 15초 안에 모든 퍼팅을 끝내는 ‘단칼 퍼팅’ 모드에 들어간다. 그는 “자기 퍼팅을 의심하는 순간 퍼팅은 흐트러진다. 본능적인 감각을 키워야 시간이 갈수록 퍼팅 능력이 좋아진다”고 말했다. 캐디에게 라인을 봐 달라고 부탁하는 많은 아마추어가 새겨야 할 조언이다.
 리키 파울러의 퍼팅연습
리키 파울러의 퍼팅연습
리디아 고 ‘손가랑 윙크’

리디아 고
리디아 고
여자프로골프 세계랭킹 1위 리디아 고는 그린 위에서 손가락을 세워 종종 그린 경사를 읽는다. 에임포인트 익스프레스(aimpoint express) 시스템이란 방법이다. 의외로 간단하다. 먼저 양발을 어깨 넓이로 벌려 선 뒤 그린의 경사를 감지한다. 자신의 느낌으로 경사를 1~5단계로 나눈다. 예컨대 경사가 약한 1단계는 손가락 하나만큼의 폭을 브레이크로 간주하고, 경사가 심한 5단계는 손가락 5개 폭만큼을 볼브레이크로 보는 식이다. 손가락 안쪽을 홀 가운데로 맞추고 손가락 바깥쪽을 퍼트할 방향으로 삼는다.

유소연의 ‘정석 루틴’

유소연은 ‘퍼팅 모범생’으로 불린다. 퍼팅 스트로크를 하기 전에 하는 프리샷 루틴이 늘 일정하다. 왼손으로 오른쪽 어깨를 잡아 오른손으로만 2~3번의 연습 스트로크를 하면서 거리감을 잡는 한편 어깨선이 타깃 방향에 평행이 되도록 얼라인먼트를 조정한다.

왼손으로 오른쪽 어깨를 잡아주는 것은 겨드랑이를 몸통에 붙여 스트로크 도중 팔이나 손목이 흐트러지지 않게 해 일관된 스윙을 유도한다.

조던 스피스 ‘홀 직접 공략’

올 마스터스 챔피언인 조던 스피스는 22세의 젊은 나이에도 노련한 퍼팅 노하우를 갖춰 골프계를 놀라게 했다. 우승 당시 홀당 평균 퍼팅 수가 1.47개에 불과했다. 특히 2~3m 정도의 짧은 거리에서 홀을 직접 바라보며 퍼팅하는 과감함으로 유명세를 탔다.

이 방식이 새로운 것은 아니다. 많은 골프 교습가가 “짧은 거리는 홀 뒷벽을 때리고 볼이 들어갈 수 있도록 과감하게 퍼팅하라. 직접 홀을 봐도 된다”고 오래전부터 가르쳐왔다. 임경빈 프로는 “홀컵을 바로보고 부드럽게 밀어주는 퍼팅을 할 경우 자신감과 방향성이 좋아지는 장점이 있다”고 말했다.

이관우 기자 leebro2@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