회삿돈으로 미국에서 도박판을 벌인 혐의로 장세주 동국제강 회장(62)이 재판에 넘겨졌다.

서울중앙지검 공정거래조세조사부(한동훈 부장검사)는 21일 장 회장을 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법상 횡령·배임·재산국외도피, 상습도박, 배임수재, 외국환거래법·범죄수익은닉규제법 위반 혐의로 구속기소했다.

장 회장은 2003년부터 최근까지 동국제강 자금 208억원을 횡령해 이 가운데 38억원을 라스베이거스 윈카지노 등에서 바카라 도박에 쓴 혐의를 받고 있다. 개인 자금을 포함해 80억원을 판돈으로 썼다.

횡령에는 동국제강 국내외 계열사와 산하 제강소가 동원됐다.

장 회장은 인천제강소에서 생산한 파철(자투리 철)을 거래자료 없이 팔아 판매대금 88억원을 챙겼다. 일가가 운영하는 계열사에 직원을 허위로 등재하거나 가공거래를 하는 수법으로 34억원을 더 횡령하는 등 국내에서만 122억원을 빼돌린 것으로 조사됐다.

미국법인 동국인터내셔널(DKI)과 이면계약을 맺고 거래대금을 부풀려 86억원을 더 횡령했다. 이 돈 일부와 국내에서 여행자수표로 불법 반출한 13억원을 합해 회삿돈 39억원이 판돈으로 들어갔다.

나머지는 장 회장 일가의 펀드투자 손실을 메우는 데 투입됐다.

장 회장은 회사에 100억원 가까운 손해를 입힌 혐의도 받았다.

계열사 페럼인프라 주식의 98.6%를 보유한 동국제강에 배당을 포기시키고 나머지 지분을 보유한 일가가 배당금 5억여원을 독차지했다.

부실계열사인 국제종합기계는 철강 부산물을 69억원가량 비싸게 떠안았다.

장 회장은 자신이 이 회사에 갖고 있는 부실채권을 출자전환하고 우량계열사인 유니온스틸에 매수하도록 해 22억원의 손실을 입히기도 했다.

한경닷컴 뉴스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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