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3人 영역 조정 어떻게… > 최경환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오른쪽)이 지난 2월 정책조정회의를 주재하고 있다. 가운데는 황우여 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 왼쪽은 황교안 법무부 장관(국무총리 후보자). 한경DB
< 3人 영역 조정 어떻게… > 최경환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오른쪽)이 지난 2월 정책조정회의를 주재하고 있다. 가운데는 황우여 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 왼쪽은 황교안 법무부 장관(국무총리 후보자). 한경DB
황교안 법무부 장관이 국무총리 후보자로 발탁되면서 최경환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 황우여 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과 서열이 뒤바뀌었다. 일각에선 두 부총리에 비해 경륜이 짧고 나이도 젊어 국정을 원만하게 이끌 수 있을지 걱정하는 시각도 있다. 현재 총리는 격주로 두 부총리를 불러 정책 협의회를 주재하고 있다.

이에 대해 청와대 관계자는 “총리와 부총리 간 역할 분담이 이뤄질 것”이라고 말했다. 전임 이완구 총리 때에 비해 총리-부총리 역할이 다소 달라질 것이란 얘기다. 이 전 총리의 경우 실세 정치인 출신답게 보폭이 넓어 정무와 경제, 행정, 사회 분야를 두루 챙겼다. 규제개혁 같은 경제 이슈에도 적극 개입해 최 부총리와 영역이 겹친다는 지적도 있었다. 하지만 황 후보자는 박근혜 대통령의 핵심 아젠다인 정치개혁을 중심으로 공공, 사회개혁 등의 분야를 집중적으로 챙길 것으로 알려졌다.

청와대 관계자는 “‘성완종 파문’ 이후 진행되는 검찰 수사는 물론 이를 계기로 박 대통령이 추진하려는 정치개혁과 부정부패 척결이 황 후보자의 가장 큰 역할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여권 관계자는 “이 전 총리가 때로는 ‘오버’한다는 얘기가 있을 정도로 전방위로 존재감을 드러냈다면 황 후보자는 특유의 겸손함으로 본인에게 주어진 사정 개혁 임무를 완수하는 역할에 집중할 것”이라며 “경제 분야는 최 부총리가 전권을 갖고 정책을 추진하는 체제로 갈 가능성이 높다”고 했다.

당·정·청 조율도 무난하게 이뤄질 것이란 분석이 많다. 황 후보자가 정치인 출신이 아닌 만큼 이 전 총리에 비해 김무성 새누리당 대표와 이병기 대통령비서실장 간 ‘화학적 결합’에는 다소 시간이 걸리겠지만, 황 후보자의 스타일상 마찰을 빚을 일은 없을 것이란 얘기다. 하지만 공무원연금 개혁 추진이나 노동시장 개혁, 경제 활성화의 핵심 과제인 서비스산업발전법 처리 등 정치권이 ‘키’를 쥐고 있는 이슈에서 황 후보자가 적극적인 역할을 해낼지는 미지수라는 평이 있다.

황 후보자(58)는 내각 멤버 중 비교적 젊은 축에 속한다. 황 후보자보다 젊은 장관은 홍용표 통일부 장관(51)과 김희정 여성가족부 장관(44), 유기준 해양수산부 장관(56) 등 3명뿐이다. 국회 청문회 벽을 넘어 총리로 취임한다면 8년 만에 50대 총리가 탄생하게 된다. 가장 최근에 50대 총리를 지낸 인물은 노무현 정부 당시 한덕수 전 국무총리다. 한 전 총리는 2007년 4월 58세에 총리에 올랐다.

정종태 기자 jtchu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