낮엔 경영, 밤엔 그림 그려…이청승, 스릴 넘친 50년 '주경야화(晝經夜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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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5일부터 한경갤러리서 개인전 여는 이청승 이사장
“세상과 그림은 평생 저의 학교였습니다. 저 스스로 물감과 붓이 되어 살아왔지요. 요즘에는 ‘채우는 것보다 비우는 게 중요하다’는 진리를 캔버스 앞에서 배웁니다.”
낮에는 유능한 경영인으로, 밤에는 열정적인 서양화가로 50여년을 살아온 이청승 한국창조학교 이사장(70). 25일부터 다음달 5일까지 서울 중림동 한국경제신문사 1층 한경갤러리에서 아홉 번째 개인전을 여는 그는 “정말 나이가 들면 들수록 스스로 자(自), 그러할 연(然), 그 속에서 지난날들을 반추하고 자연스럽게 반성한다는 것이 얼마나 고마운지 모른다”며 이같이 말했다.
홍익대 미술대학 졸업식 전날 자퇴해 졸업장과 스펙에 매이지 않는 삶을 선택했던 이 이사장은 사회의 여러 가지 관행과 제약을 넘어 자유롭게 살아왔다. 1986년 한국폴라를 창업해 성공적으로 이끌었고 베이징쉬안위예술대학 이사장, 대통령자문 정책기획위원회 위원, 국제디자인대학원 이사 및 아카데미 원장, 세종문화회관 사장 등을 맡아 숨가쁘게 달려왔다.
이번 전시에서는 ‘말과 동양 정신’을 테마로 말의 역동성을 드라마틱하게 잡아낸 근작 30여점을 내보인다. 어린 시절부터 그림에 천부적인 재능이 있다는 소리를 들었다는 이 이사장은 “나의 가장 큰 적은 조바심과 무력감”이라고 했다. 한국창조학교 이사장으로 일하면서도 사업과 화업을 병행하며 바쁘게 지내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
바늘 하나 꽂을 데 없이 꽉 짜인 일과 중에도 그는 화폭을 떠나지 않았다. 아무리 늦은 시간에 귀가해도 잠시 짬을 내어 그림을 그린다. 늘 잠이 부족하니까 차 안에서 부족한 잠을 보충한다. 그래도 집에 오면 그림을 그리면서 하루 일과를 정리한다. 그리는 것은 노동이라기보다 세상과의 호흡이라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그는 요즘도 하루 4시간 이상 캔버스 앞에 앉아서 작업한다. 그림의 소재는 주로 말이나 소, 자연이다. 삶의 역동성과 자유로움이 좋아서다. 그는 “우리가 속한 세계와 현실을 제대로 이해한다는 것은 결국 내가 나를 잘 보는 것”이라며 “말, 소 등 친화적인 대상을 통해 또 다른 나를 표현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의 화폭에는 늘 살아 꿈틀대는 듯한 말과 소가 있다. 특히 말 그림은 자신의 ‘질주본능’에 큰 영향을 끼쳤다.
“말은 항상 앞만 보고 질주하잖아요. 말을 보면 충만한 힘과 결연한 의지를 느끼는데 아마도 제 인생이 그랬을 겁니다.”
그는 자신의 열정과 역동성을 느낄 수 있는 대상들을 강렬한 색상과 대담한 붓터치로 그려낸다. 최근에는 형태를 약간 누그러뜨렸지만 색감은 넘실넘실 물결이 춤추듯 힘차고 조형미도 돋보인다. 그는 “향토적인 색감을 활용해 몸 안에 갇혀 있는 감성을 살려내고 인간과 자연, 정신과 육체 사이의 소통을 꾀한 것”이라고 말했다. (02)360-4232
김경갑 기자 kkk10@hankyung.com
낮에는 유능한 경영인으로, 밤에는 열정적인 서양화가로 50여년을 살아온 이청승 한국창조학교 이사장(70). 25일부터 다음달 5일까지 서울 중림동 한국경제신문사 1층 한경갤러리에서 아홉 번째 개인전을 여는 그는 “정말 나이가 들면 들수록 스스로 자(自), 그러할 연(然), 그 속에서 지난날들을 반추하고 자연스럽게 반성한다는 것이 얼마나 고마운지 모른다”며 이같이 말했다.
홍익대 미술대학 졸업식 전날 자퇴해 졸업장과 스펙에 매이지 않는 삶을 선택했던 이 이사장은 사회의 여러 가지 관행과 제약을 넘어 자유롭게 살아왔다. 1986년 한국폴라를 창업해 성공적으로 이끌었고 베이징쉬안위예술대학 이사장, 대통령자문 정책기획위원회 위원, 국제디자인대학원 이사 및 아카데미 원장, 세종문화회관 사장 등을 맡아 숨가쁘게 달려왔다.
이번 전시에서는 ‘말과 동양 정신’을 테마로 말의 역동성을 드라마틱하게 잡아낸 근작 30여점을 내보인다. 어린 시절부터 그림에 천부적인 재능이 있다는 소리를 들었다는 이 이사장은 “나의 가장 큰 적은 조바심과 무력감”이라고 했다. 한국창조학교 이사장으로 일하면서도 사업과 화업을 병행하며 바쁘게 지내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
바늘 하나 꽂을 데 없이 꽉 짜인 일과 중에도 그는 화폭을 떠나지 않았다. 아무리 늦은 시간에 귀가해도 잠시 짬을 내어 그림을 그린다. 늘 잠이 부족하니까 차 안에서 부족한 잠을 보충한다. 그래도 집에 오면 그림을 그리면서 하루 일과를 정리한다. 그리는 것은 노동이라기보다 세상과의 호흡이라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그는 요즘도 하루 4시간 이상 캔버스 앞에 앉아서 작업한다. 그림의 소재는 주로 말이나 소, 자연이다. 삶의 역동성과 자유로움이 좋아서다. 그는 “우리가 속한 세계와 현실을 제대로 이해한다는 것은 결국 내가 나를 잘 보는 것”이라며 “말, 소 등 친화적인 대상을 통해 또 다른 나를 표현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의 화폭에는 늘 살아 꿈틀대는 듯한 말과 소가 있다. 특히 말 그림은 자신의 ‘질주본능’에 큰 영향을 끼쳤다.
“말은 항상 앞만 보고 질주하잖아요. 말을 보면 충만한 힘과 결연한 의지를 느끼는데 아마도 제 인생이 그랬을 겁니다.”
그는 자신의 열정과 역동성을 느낄 수 있는 대상들을 강렬한 색상과 대담한 붓터치로 그려낸다. 최근에는 형태를 약간 누그러뜨렸지만 색감은 넘실넘실 물결이 춤추듯 힘차고 조형미도 돋보인다. 그는 “향토적인 색감을 활용해 몸 안에 갇혀 있는 감성을 살려내고 인간과 자연, 정신과 육체 사이의 소통을 꾀한 것”이라고 말했다. (02)360-4232
김경갑 기자 kkk10@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