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소·벤처기업이 코스닥 상장에 앞서 자금조달을 할 수 있도록 만든 코넥스시장이 최근 활기를 띠고 있다. 정부가 지난달 코넥스시장의 진입장벽을 없애겠다는 정책을 발표한 뒤 거래량과 대금이 급증하는 등 온기가 느껴진다. 증권가에서는 출범 3년차를 맞은 코넥스시장이 이제 ‘걸음마’를 뗀 단계에 진입한 것으로 보고 있다.
문턱 낮추는 코넥스, 거래량 7배 급증
24일 업계에 따르면 코넥스시장의 주식 거래량이 이달 들어 크게 늘어나고 있다. 이달 초부터 지난 22일까지 누적 거래량은 391만6000주로 지난해 같은 기간(55만주)보다 7배 이상 늘었다. 하루 평균 거래량도 지난해 4만9000주에서 올해 12만주로 껑충 뛰었다. 이달 들어 코넥스시장의 하루 평균 거래대금은 19억9000만원으로 전달의 14억6000만원보다 크게 증가했다. 올 1분기 하루평균 거래대금은 10억8000만원, 작년 하루평균 거래대금은 3억9000만원에 불과했다.

문턱 낮추는 코넥스, 거래량 7배 급증
한국거래소 관계자는 “올 들어 중소형주를 중심으로 코스닥지수가 가파르게 오른 상황에서 정부가 코넥스시장 활성화 방안을 내놓자 투자 심리가 살아난 것으로 보고 있다”고 설명했다. 2013년 7월 출범한 코넥스시장은 중소기업기본법상 중소기업만 기업공개(IPO)를 할 수 있는 시장이다. 소프트웨어, 제약·바이오, 정보기술(IT), 소비재 등 74개 기업이 상장돼 있다. 금융위원회와 한국거래소가 이르면 오는 7월부터 3억원인 개인투자자 예탁금을 1억원으로 낮추고, 연간 3000만원 한도 내에선 예탁금 없이 투자할 수 있도록 하는 내용의 ‘코넥스시장 활성화대책’을 발표하면서 시장이 활기를 보일 것이라는 기대가 많다.

코넥스 상장기업들의 주가 흐름도 긍정적이다.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지난해와 비교 가능한 68개 코넥스 상장기업의 주가 상승률은 올 들어 평균 42.9%에 이른다. 유전자치료제 개발업체인 툴젠 주가는 작년 말 3910원에서 지난 22일 2만3800원으로 6배 이상 뛰었다. 인터넷등기 대행업체인 피노텍은 같은 기간 3400원에서 1만3800원으로 4배 이상 올랐다.

코넥스에서 코스닥으로 옮겨간 기업들이 안정적으로 자리를 잡은 것도 코넥스시장에 대한 투자자들의 신뢰를 높이는 역할을 했다는 분석이다. 코넥스 출범 이후 코스닥으로 옮긴 6곳 가운데 5개 종목의 주가가 크게 올랐다. 작년 10월 코스닥으로 이전한 의료기기회사 메디아나는 올 들어 주가가 134.58% 올랐다. 공모가(6200원)에 비해 4배 뛰었다. IT 서비스 회사인 아이티센도 공모가(7500원)보다 256.67% 상승했다. 최종경 BNK투자증권 연구원은 “코넥스에서 코스닥으로 이전 상장한 종목 대부분이 실적 개선을 이어가면서 시가총액을 불려가고 있다”며 “엔지켐생명과학 엘앤케이바이오 아이진 등 이전 상장할 가능성이 높은 유망 종목들을 눈여겨볼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민지혜/윤정현 기자 spop@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