헝가리 세멜바이스 의대에서 6년간 공부하고 올초 한국 의사면허 고시에 합격한 강민아 씨(사진)는 25일 이같이 말했다. 미국 및 유럽연합(EU) 의사 자격증도 보유하고 있는 그는 지난 2월부터 신촌세브란스병원에서 인턴으로 근무하고 있다. 연말 전공과목을 결정해 레지던트 과정을 거친 뒤 전문의가 될 계획이다.
영국 런던에서 태어난 강씨는 능통한 영어 실력을 기반으로 해외에서 의료 선교사가 되겠다는 꿈을 키웠다. 2006년 세멜바이스 의대에 입학한 뒤 2011년 미국 의사면허 고시에 합격해 뉴욕메디컬칼리지와 존스홉킨스병원 등지에서 실습 및 교환학생 과정을 거쳤다. 졸업 후엔 미국 텍사스주의 한 병원에서 잠시 일한 뒤 귀국해 연세의료원 연구센터에서 연구원으로 일했다.
그에게 국내 의사면허를 딸 길이 열린 건 지난해 여름이었다. 해외 의과대학 출신을 인정하지 않았던 대한의사협회가 지난해 일부 외국 의대 출신에게도 시험볼 기회를 주기로 결정했고, 보건복지부는 지난해 7월 세멜바이스 의대에 국내 의사면허 고시를 볼 수 있는 자격을 부여했다. 강씨는 6개월 남짓 준비한 끝에 시험에 합격했다.
현재 세멜바이스 의대와 세게드치과대 등 헝가리 의대에 재학 중인 한국 유학생은 300여명. 강씨는 헝가리 유학생활에 대해 “한 학년 중 30%가 유급할 정도로 학습 강도가 세다”며 “학업과 현지 생활을 병행하는 게 결코 쉽지 않다. ‘헝가리에 유학하면 곧바로 한국 의사가 될 수 있다’는 홍보에 절대 속지 말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실제 강씨가 세멜바이스 의대에 입학할 당시 한국인은 6명이었지만, 그와 함께 졸업한 한국인 유학생은 3명뿐이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