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남, 재정건전화 최우선 추진
'전시성 예산 삭감' 제주 2위
인천, 채무비율 40% 육박 '위기'
박원순 시장 취임 후 8조 감축
서울시, 6기엔 빚 966억 늘어
25일 행정자치부와 각 지자체에 따르면 경상남도는 민선 6기 지자체장 취임 직전인 작년 6월 말 본청 기준으로 채무잔액이 1조443억원이었으나 지난 3월 말에는 7693억원으로 2750억원 줄었다. 채무 감축률은 26.3%로, 17개 광역 시·도 중 가장 높다. 감축률뿐 아니라 전체 채무 감축 규모도 가장 크다.
2012년 12월 보궐선거에서 당선된 홍준표 경남지사는 “후대에 채무를 전가하지 않는 것이 우리 시대의 책무”라며 재정건전화를 최우선과제로 정했다. 홍 지사는 작년 6·4 지방선거에서 재선에 성공한 뒤에는 2018년까지 채무를 모두 없애겠다고 선언하고 빚을 조기에 갚았다.
제주도는 채무잔액이 작년 6월 말 7072억원에서 올해 3월 말 6290억원으로 11.1% 감소해 2위를 차지했다. 원희룡 제주지사 취임 이후 전시성 사업 예산을 깎고, 신규 지방채 발행을 중단하면서 채무를 감축했다는 게 도의 설명이다. 세종시는 채무잔액이 1205억원에서 1132억원으로 6.0% 줄어 3위를 차지했다. 충청북도는 5990억원에서 5760억원으로 3.8% 감소해 4위를 차지했다.
인천시는 채무가 같은 기간 3조2422억원에서 3조2129억원으로 293억원 줄었다. 동시에 예산 규모도 줄면서 인천시의 예산 대비 채무비율은 이 기간 39.0%에서 39.9%로 상승했다. 예산 대비 채무비율이 40%를 넘으면 해당 지자체는 재정이 심각 또는 위기 수준으로 평가되고 25%를 넘으면 주의 단계다. 행자부는 예산 대비 채무비율이 40%대인 상태가 수년째 이어지는 지자체를 대상으로 사업 우선순위를 조정하고, 자산 매각 등 강제 구조조정을 추진할 계획이다.
대구시와 부산시도 채무잔액이 줄기는 했지만 여전히 재정상태가 주의 수준을 넘었다. 대구시의 예산 대비 채무비율은 28.8%, 부산시는 28.1%를 기록했다.
채무규모 기준으로 전체 지자체 중 1·2위인 서울시와 경기도는 민선 6기 들어 채무가 각각 966억원과 1064억원 늘었다. 다만 서울시는 박원순 시장이 취임한 2011년 10월 이후 20조원에 달했던 채무를 12조원대로 8조원가량 감축했다. 광주시는 민선 6기 들어 채무가 988억원 늘면서 17개 시·도 중 채무 증가율(12.0%)이 가장 높았다. 광주시는 오는 7월 열리는 2015 광주하계유니버시아드대회 준비 때문에 채무잔액이 늘었다고 설명했다.
강경민 기자 kkm1026@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