뇌종양 말기인 뉴질랜드 여 변호사가 의사의 도움을 받아 스스로 목숨을 끊을 수 있는 권리를 인정해 달라고 요청했다.

뉴질랜드 언론에 따르면 웰링턴고등법원은 25일 뇌종양 말기인 변호사 레크레티아 실즈(42)가 의사의 도움을 받아 자살을 선택하면 자살을 도운 의사의 행위가 범죄가 되는지를 분명히 밝혀달라고 요청한 사건에 대한 심리에 들어갔다.

실즈가 표면적으로는 법원에 자살을 도운 행위와 관련한 형법 조항에 대한 유권해석을 요청하고 있지만, 내용은 불치병 환자의 자살을 돕는 행위를 불법으로 규정해서는 안 된다는 게 골자다.

최근까지 뉴질랜드 법률위원회 정책고문을 지낸 실즈는 이날 심리에서 변호사를 통해 고통 속에 서서히 죽어가면서 품위를 잃어버리기보다는 의료진의 도움을 받아 생을 마감할 수 있는 권리를 가져야 한다고 주장했다.

실즈는 또 뇌종양이 불치병이라는 진단을 받았을 때 하늘이 무너지는 것 같았다며 이제 몇 달 또는 몇 주 동안 더 살 수 있을지 모르지만, 약물에 의존하면서 마지막 날들을 고통스럽게 보내고 싶지는 않다고 강조했다.

실즈의 담당 의사는 법원에서 법 조항을 명백하게 해석해 실즈의 권리를 인정해주고 실즈가 스스로 결정을 내린다면 그를 도울 의사가 있다고 밝혔다.

이 사건에 대한 심리는 3일 정도 걸릴 것으로 보인다.

지난 2011년 시한부 뇌종양 판정을 받은 실즈는 현재 왼쪽 몸이 마비된 상태지만 이날 휠체어를 타고 법정에 나와 심리를 지켜보았다.

또 방청석에는 뉴질랜드 총리를 지낸 제프리 파머 경 등 지지자와 가족들이 나와 실즈에게 지지를 보냈다고 뉴질랜드 언론들이 전했다.

한경닷컴 뉴스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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