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쟁에 나가 싸우다 순직한 군인들을 추모하기 위해 제정한 미국의 현충일 격인 '메모리얼 데이' 연휴에 시카고에서 총격 사건이 잇따라 발생해 12명이 사망했다.

26일(현지시간) 현지 보도에 따르면 지난 22~25일 시카고에서 최소 56명이 총에 맞았고 이중 12명이 사망했다. 시카고는 버락 오바마 대통령의 고향(홈타운)이기도 하다.

사건 발생 장소는 도시 남부와 서부, 저소득층 흑인과 히스패닉계 밀집 지역에 집중됐다. 특히 빈민가로 알려진 남부 잉글우드 지구에선 12건의 총격 사건이 이어졌다.

다발적인 총격전에도 불구하고 26일까지 체포된 용의자는 단 한 명도 없다. 경찰 당국과 정치인들마저 손 놓은 시카고 빈민 지역의 총기 폭력 실태를 단적으로 보여준다.

시카고는 미국의 3대 도시로 꼽히지만 이면엔 인종 분리와 총기 폭력으로 얼룩진 어두운 측면을 갖고 있다. 특히 오바마 행정부 초대 백악관 비서실장을 지낸 람 이매뉴얼 시장은 2011년 취임 이래 도시 북쪽에 모여 사는 백인 부유층 위주 시정을 펼친다는 지적을 받고 있다.

메모리얼 데이는 비공식적으로 여름이 시작되는 때다. 범죄학자들은 "날씨가 폭력 범죄 발생률에도 영향을 미친다"며 "통계적으로 보면 겨울 동안 주춤했던 총기 사고가 날씨가 풀리면서 다시 시작돼 9월 말까지 계속된다"고 말했다.

한경닷컴 뉴스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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