루이비통 회장 내달 2년 만에 방한…누구부터 만날까, 유통업계 촉각
한국에 잠깐 들르면 단 하루 동안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 정지선 현대백화점그룹 회장, 정용진 신세계그룹 부회장, 이부진 호텔신라 사장을 ‘한번에’ 만날 수 있는 사람이 있다. 세계적인 명품기업 루이비통모에헤네시(LVMH)그룹의 베르나르 아르노 회장(사진) 얘기다.

아르노 회장은 루이비통 크리스찬디올 셀린느 지방시 펜디 드비어스 등 60여개 브랜드를 거느린 LVMH를 이끄는 ‘명품업계 큰손’이다. 그가 2년2개월 만에 방한키로 하면서 국내 유통가 리더들과 어떤 ‘스킨십’을 나눌지 관심을 모은다.

28일 패션업계에 따르면 아르노 회장은 다음달 중순 한국을 방문한다. 서울 청담동에 아시아 최대 규모로 들어서는 디올 매장 개장식에 참석하는 것이 공식적인 방한 목적이다. 그는 디올 매장에서 소수 VIP를 초대해 파티를 열고, 주요 유통매장을 둘러볼 계획으로 알려졌다.

아르노 회장은 1~2년에 한번씩 한국에 온다. 2010년 11월에는 루이비통의 세계 최초 공항면세점 매장인 인천공항점 계약을 맺기 위해 방한했고, 2012년 4월에는 국내 영업 현황을 파악하러 온 적이 있다. 이때는 공항에서 내린 아르노 회장을 이 사장이 직접 맞이해 신라면세점이 운영하는 인천공항 루이비통 매장을 안내한 데 이어 신 회장, 정 회장, 정 부회장 등 백화점 총수가 잇따라 면담하며 언론의 주목을 받았다. 2013년 4월 방한 때는 이 사장과 정 회장을 만난 뒤 매장을 둘러보고 돌아갔다.

어찌 보면 새삼스러운 일은 아닌 그의 방한에 관심이 쏠리는 건 서울시내 면세점 신규 사업자 발표(7월 중)를 앞둔 시점이기 때문이다. 롯데 현대 신세계 신라 등은 모두 이번 입찰에 출사표를 던지고 사활을 건 경쟁을 벌이고 있다. 면세점 사업자 입장에서는 LVMH 계열 명품 브랜드들이 반드시 필요한 만큼 아르노 회장과 돈독한 관계를 유지하는 것이 어느 때보다 중요하다는 분석이다.

업계 관계자들은 “아르노 회장과 유통업계 총수들이 비공식 일정을 활용해 어떻게든 만날 것”이라고 내다봤다. 아르노 회장 또한 국내 유통업계 현안에 관심이 많은 만큼 시내면세점에 관한 얘기가 오갈 것이라는 전망이다.

임현우 기자 tardi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