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동산 자산운용사 '빈익빈 부익부'
부동산만 전문으로 투자하는 자산운용사들 간의 ‘빈부 격차’가 심화되고 있다. 부동산 전문 자산운용사 21곳 중 최근 몇 년간 펀드를 설정한 자산운용사는 상위 몇 곳에 그치고 있으며 8곳은 적자를 면치 못하고 있다.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부동산 전문 자산운용사 21곳 중 적자를 낸 8곳을 포함해 지난해 순이익이 10억원 미만인 운영사는 11곳에 달했다. 펀드 수에서도 격차가 컸다. 이지스, 코람코 등 상위 자산운용사들은 비교적 많은 18~27개의 부동산 펀드를 운용하고 있지만 나머지 자산운용사들은 대체로 0~7개의 펀드를 설정하고 있다.

가장 수익이 많이 나는 ‘자산운용사 빅3’ 중 1위인 삼성SRA자산운용의 펀드 수는 5개에 불과했다. 그러나 규모가 큰 부동산을 운용하며 총 펀드 설정액이 1조원을 넘었다. 순이익 36억원으로 2위인 이지스자산운용은 공격적인 수주로 가장 많은 펀드 수를 보유했다. 3위인 파인트리는 부동산 관련 부실채권(NPL)에 특화한 펀드를 운용하고 있다.

반면 나머지 부동산 전문 자산운용사들은 부동산 매물 확보 경쟁에서 뒤처졌다. 펀드로 운용해 수익이 날 만큼 괜찮은 부동산에는 자산운용사 6~7곳이 한꺼번에 몰려들어 수수료 경쟁을 하기 때문이다. 지난해 설립된 라살자산운용은 9개월간 펀드를 단 한 곳도 등록하지 않아 금감원으로부터 기관경고 제재를 받았다.

부동산 자산운용업계에서는 향후 이런 ‘빈익빈 부익부’ 현상이 가속화할 것으로 보고 있다. 이럴 경우 대형사 몇 곳만 남고 나머지 자산운용사들은 정리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는 지적이다. 괜찮은 매물은 여전히 적고, 최근 2년 사이 부동산펀드 매입 운용 수수료도 부동산 가격의 0.5%에서 0.1% 수준으로 떨어졌다. 업계 관계자는 “결국 대형 자산운용사 몇 곳만 살아남게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윤아영 기자 youngmoney@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