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주 '원정투자 과열'…청약 자격 바꾼다
올해 아파트 평균 청약 경쟁률이 50 대 1을 웃돌면서 투기 등 과열 우려가 나오고 있는 광주광역시에 청약 의무주거기간이 신설됐다. 분양시장 호황 속에 실수요자뿐만 아니라 분양권 전매를 기대한 투자자들까지 몰린 광주는 올 들어 분양한 아파트가 모두 1순위에서 마감됐다. 북구 용봉동 ‘아델리움 인 비엔날레’ 등 일부 단지는 청약 경쟁률이 100 대 1을 넘었다.

광주시는 아파트 청약 우선공급 대상을 ‘3개월 이상 지역에 거주한 사람’으로 제한하는 주택공급 규칙을 고시했다고 3일 발표했다. 광주시 관계자는 “분양권 투기세력의 유입을 막고 서민들의 내 집 마련 기회를 확대하기 위해 청약 거주기간 규제를 신설했다”고 말했다.

광주에서 분양 아파트는 오는 6일부터 입주자 모집 공고일 기준으로 별도의 해제 발표가 있을 때까지 광주에서 3개월 이상 거주한 사람에게 우선 공급된다. 단 전남 나주 광주전남혁신도시 이전 기관 임직원 등 직장 이동 등에 따라 이주할 경우에는 재직증명서를 제출하면 예외를 인정하기로 했다.

이번 청약 의무주거기간 규제로 당분간 광주에 거주하고 있지 않은 사람들의 아파트 청약 당첨이 쉽지 않을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모집 가구 수를 채우지 못한 미달 단지는 비거주자 당첨이 가능하지만 최근 광주의 청약 열기를 감안할 때 미분양 단지를 찾기가 쉽지 않아서다. 2008년 금융위기 이후 새 아파트 공급이 부족했던 광주는 아파트 전세가율(매매가 대비 전세가 비율)이 80%에 육박하면서 신규 주택 수요가 늘고 있다. 서울까지 1시간33분 만에 도착하는 호남선 KTX 개통 이후 수도권 투자 수요가 증가한 것도 이유로 꼽힌다.

올 들어 청약 경쟁률이 치솟고 있는 지방을 중심으로 청약 의무주거기간 규제 도입이 잇따르고 있다. 대구는 지난 2월 청약 우선공급 대상을 3개월 이상 지역에 거주한 사람으로 제한했고 앞서 1월에는 경북 경산시도 3개월 의무주거 조건을 적용했다. 대전(3개월)과 경남 김해시(1년), 경남 창원시(1년)도 같은 제도를 운영 중이다.

김보형 기자 kph21c@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