버냉키 "주가 정상 수준"…옐런 거품론 반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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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Fed 전·현직 의장의 '증시 거품' 논쟁
버냉키 "6년간 급등했지만 금융위기 직후 저평가된 점 감안해야"
옐런 "잠재적 위험 수준…증시 고평가돼 있다"
버냉키 "6년간 급등했지만 금융위기 직후 저평가된 점 감안해야"
옐런 "잠재적 위험 수준…증시 고평가돼 있다"
벤 버냉키 전 미국 중앙은행(Fed) 의장이 미국 증시 거품 논쟁에 가세했다. 자신의 후임인 재닛 옐런 의장의 주장을 정면으로 반박했다. 옐런 의장은 지난달 “미 증시가 고평가돼 있다”고 진단했지만 버냉키 전 의장은 “정상적인 수준이며, 결코 비싸지 않다”고 주장했다.
버냉키 전 의장은 자신의 블로그에 올린 글에서 “최근 6년간 미국 기업들의 주가가 급등했지만 이는 금융위기 직후 주가가 극도로 저평가됐다는 점을 감안해야 한다”며 이같이 주장했다고 월스트리트저널(WSJ)이 3일 전했다. 자신이 Fed 의장으로 있을 때 펼친 양적 완화 정책 때문에 증시에 거품이 생겼다는 비판에도 “주가를 정상적인 흐름으로 돌려놓은 것”이라고 반박했다.
버냉키 전 의장은 뉴욕 증시의 S&P500지수를 근거로 들었다. 그는 “2001년 말부터 글로벌 금융위기 발생 이전인 2007년 말까지 S&P500지수의 추세를 분석한 결과 매 분기 평균 1.2% 상승했다”며 “이 같은 속도로 주가가 계속 올랐다면 올해 1분기 말 지수가 2123은 됐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그는 이 수치가 지난 2월에 기록한 1분기 고점인 2120에 비해 불과 3포인트 높으며, 1분기 종가인 2068에 비해서도 55포인트밖에 높지 않다고 했다. 양적 완화 때문에 주가가 급등한 것은 아니라는 설명이다. 버냉키 전 의장은 “적정 주가 수준에 대한 여러 가지 계산 방법이 있지만 대부분 (자신과) 비슷한 결론에 도달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WSJ는 버냉키 전 의장의 주장이 지난달 “미국 증시가 상당히 고평가돼 있다”는 옐런 의장의 발언과 대조를 이룬다고 지적했다. 옐런 의장은 당시 워싱턴DC 국제통화기금(IMF)본부에서 열린 콘퍼런스에서 “미국의 주가 수준이 잠재적 위험을 내포하고 있다”며 증시 과열을 경고했다.
최근에는 헤지펀드 매니저뿐만 아니라 경제학자들까지 증시 거품 논쟁에 가세하고 있다. 노벨경제학상 수상자인 로버트 실러 예일대 교수는 최근 “주식뿐만 아니라 채권과 부동산 등 거의 모든 자산 가격이 고평가돼 있다”고 우려한 데 이어 이날 블룸버그통신과의 인터뷰에서도 “증시가 상당 폭 조정될 것”이라며 “이는 피할 수 없는 어려운 시기”라고 재차 강조했다.
반면 장기투자 신봉론자로 알려진 제러미 시걸 펜실베이니아대 와튼스쿨 교수는 이날 CNBC에 나와 “낮은 금리를 감안하면 미 증시는 거품이라고 할 수 없다”고 반박했다. 그는 “만약 Fed가 오는 9월 금리를 올린다면 4분기가 가장 좋은 투자 시기가 될 것”이라며 “앞으로도 증시에 우호적인 환경이 지속될 것”이라고 주장했다.
한편 버냉키 전 의장은 “중국이 아시아인프라투자은행(AIIB)을 출범한 것은 미 의회의 책임”이라며 미 정치권을 강도 높게 비판했다. 파이낸셜타임스(FT)는 그가 2일 홍콩의 한 행사에 참석해 “미 의회가 중국 측의 쿼터배분 확대 등 IMF의 지배구조 개선을 승인하지 않아 중국이 독자적인 국제금융기구를 추진한 것”이라며 “미 정치권이 글로벌 경제에서 더 큰 역할을 하길 원하는 중국의 야심을 잘못 관리하고 있다”고 비판했다고 전했다. 로런스 서머스 전 재무부 장관도 이와 관련해 “중국의 AIIB 출범에 대한 미국의 냉담한 반응이 국제 경제에서 미국의 역할을 약화시키는 계기가 될 수 있다”고 지적한 바 있다.
버냉키 전 의장은 그러나 AIIB의 역할에 대해서는 “상징적 수준에 머물 뿐 실제 영향력은 크지 않을 것”이라며 중국 위안화의 국제화 가능성도 “시기상조”라고 평가절하했다.
뉴욕=이심기 특파원 sglee@hankyung.com
버냉키 전 의장은 자신의 블로그에 올린 글에서 “최근 6년간 미국 기업들의 주가가 급등했지만 이는 금융위기 직후 주가가 극도로 저평가됐다는 점을 감안해야 한다”며 이같이 주장했다고 월스트리트저널(WSJ)이 3일 전했다. 자신이 Fed 의장으로 있을 때 펼친 양적 완화 정책 때문에 증시에 거품이 생겼다는 비판에도 “주가를 정상적인 흐름으로 돌려놓은 것”이라고 반박했다.
버냉키 전 의장은 뉴욕 증시의 S&P500지수를 근거로 들었다. 그는 “2001년 말부터 글로벌 금융위기 발생 이전인 2007년 말까지 S&P500지수의 추세를 분석한 결과 매 분기 평균 1.2% 상승했다”며 “이 같은 속도로 주가가 계속 올랐다면 올해 1분기 말 지수가 2123은 됐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그는 이 수치가 지난 2월에 기록한 1분기 고점인 2120에 비해 불과 3포인트 높으며, 1분기 종가인 2068에 비해서도 55포인트밖에 높지 않다고 했다. 양적 완화 때문에 주가가 급등한 것은 아니라는 설명이다. 버냉키 전 의장은 “적정 주가 수준에 대한 여러 가지 계산 방법이 있지만 대부분 (자신과) 비슷한 결론에 도달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WSJ는 버냉키 전 의장의 주장이 지난달 “미국 증시가 상당히 고평가돼 있다”는 옐런 의장의 발언과 대조를 이룬다고 지적했다. 옐런 의장은 당시 워싱턴DC 국제통화기금(IMF)본부에서 열린 콘퍼런스에서 “미국의 주가 수준이 잠재적 위험을 내포하고 있다”며 증시 과열을 경고했다.
최근에는 헤지펀드 매니저뿐만 아니라 경제학자들까지 증시 거품 논쟁에 가세하고 있다. 노벨경제학상 수상자인 로버트 실러 예일대 교수는 최근 “주식뿐만 아니라 채권과 부동산 등 거의 모든 자산 가격이 고평가돼 있다”고 우려한 데 이어 이날 블룸버그통신과의 인터뷰에서도 “증시가 상당 폭 조정될 것”이라며 “이는 피할 수 없는 어려운 시기”라고 재차 강조했다.
반면 장기투자 신봉론자로 알려진 제러미 시걸 펜실베이니아대 와튼스쿨 교수는 이날 CNBC에 나와 “낮은 금리를 감안하면 미 증시는 거품이라고 할 수 없다”고 반박했다. 그는 “만약 Fed가 오는 9월 금리를 올린다면 4분기가 가장 좋은 투자 시기가 될 것”이라며 “앞으로도 증시에 우호적인 환경이 지속될 것”이라고 주장했다.
한편 버냉키 전 의장은 “중국이 아시아인프라투자은행(AIIB)을 출범한 것은 미 의회의 책임”이라며 미 정치권을 강도 높게 비판했다. 파이낸셜타임스(FT)는 그가 2일 홍콩의 한 행사에 참석해 “미 의회가 중국 측의 쿼터배분 확대 등 IMF의 지배구조 개선을 승인하지 않아 중국이 독자적인 국제금융기구를 추진한 것”이라며 “미 정치권이 글로벌 경제에서 더 큰 역할을 하길 원하는 중국의 야심을 잘못 관리하고 있다”고 비판했다고 전했다. 로런스 서머스 전 재무부 장관도 이와 관련해 “중국의 AIIB 출범에 대한 미국의 냉담한 반응이 국제 경제에서 미국의 역할을 약화시키는 계기가 될 수 있다”고 지적한 바 있다.
버냉키 전 의장은 그러나 AIIB의 역할에 대해서는 “상징적 수준에 머물 뿐 실제 영향력은 크지 않을 것”이라며 중국 위안화의 국제화 가능성도 “시기상조”라고 평가절하했다.
뉴욕=이심기 특파원 sgle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