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가 시장에서 나돌고 있는 삼성SDS와의 합병 가능성을 일축했다.

이명진 삼성전자 IR그룹장(전무)은 3일 서울 신라호텔에서 열린 투자자 포럼에서 “시장에 삼성전자와 삼성SDS의 합병 루머가 있는데 계획이 없다”고 말했다. 이 전무는 “이 발언으로 루머를 잠재울 수는 없겠지만 경영진 입장을 (시장에) 확실히 전달하기를 바란다”고 강조했다.

지난달 26일 제일모직과 삼성물산이 합병을 결의하는 등 삼성의 지배구조 개편이 빨라지면서 증시에선 다음 단계로 삼성전자와 삼성SDS의 합병 가능성이 거론돼 왔다.

이에 따라 삼성SDS 주가가 단기간에 30% 가까이 치솟기도 했다. 삼성전자가 삼성SDS와의 합병설을 부인한 배경이다.

증시에서 두 회사의 합병 가능성이 거론된 이유는 삼성SDS가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의 삼성전자 지배력을 확대하는 수단이 될 수 있기 때문이다. 이 부회장은 현재 삼성SDS 지분 11.25%를 갖고 있다. 반면 그룹의 핵심인 삼성전자 지분은 0.57%에 불과하다. 삼성전자가 삼성SDS를 흡수합병하면 이 부회장은 삼성SDS 주식을 삼성전자 주식으로 바꿔 삼성전자 지분을 늘릴 수 있다.

하지만 삼성전자가 삼성SDS와의 합병 가능성을 부인하면서 이런 시나리오는 힘을 잃게 됐다. 그렇다고 이 부회장 등 오너 일가가 당장 삼성SDS 지분을 팔 가능성도 낮다. 삼성SDS가 최근 2020년까지 매출을 두 배로 늘리겠다는 비전을 제시한 상황에서 오너 일가가 지분을 매각하면 증시에서 신뢰를 잃을 수 있기 때문이다. 재계에선 삼성의 지배구조 개편 작업이 당분간 숨 고르기에 들어갈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한편 삼성전자는 미국 애플의 ‘애플페이’에 맞선 모바일 결제 서비스 ‘삼성페이’를 오는 9월 내놓겠다고 밝혔다. 당초 7월 서비스할 예정이었지만 차기 주력 스마트폰 갤럭시노트5 공개에 맞춰 출시 시기를 늦췄다. 우선 9월 중 한국과 미국에서 먼저 출시할 계획이다.

삼성전자는 갤럭시S6(S6엣지 포함), 갤럭시노트5 등 고급 모델뿐 아니라 다른 중저가 스마트폰과 웨어러블(착용형) 기기에서도 삼성페이 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도록 할 예정이다.

또 집안의 모든 가전기기를 스마트폰 등으로 제어하는 ‘스마트홈’ 서비스를 올 하반기 미국 등 주요 지역에 선보인다. 삼성전자가 지난해 인수한 미국 사물인터넷(IoT) 플랫폼업체 스마트싱스의 알렉스 호킨스 최고경영자(CEO)는 “스마트홈 사업은 모바일, 그중에서도 갤럭시폰을 기반으로 삼성전자의 모든 가전을 연결하는 게 목적”이라고 말했다.

삼성전자는 올 하반기에 차세대 3차원(3D) 낸드플래시, 10나노미터(nm=10억분의 1m)대 초반의 평면 낸드플래시를 내놓는다. 빅데이터 시대가 열리면서 세계 데이터 센터들이 서버 용량을 확대하고 있어 플래시 메모리 분야에서 큰 기회가 생기고 있다는 설명이다.

주용석/남윤선 기자 hohoboy@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