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 1분기(1~3월) 국민소득 증가율이 5년9개월 만에 최고치를 기록했다. 해외에서 들어온 이자와 배당금이 늘었고 유가 하락으로 수입 물가가 낮아져 무역을 통해 벌어들인 돈도 많아졌기 때문이다.

한국은행은 4일 “1분기 실질 국민총소득(GNI)이 전분기보다 4.2% 증가했다”고 발표했다. 5.0% 증가율을 기록했던 2009년 2분기 이후 분기 기준으로 가장 높은 수치다. 실질 GNI는 임금 이자 배당 등 국민들이 일정 기간 동안 벌어들인 모든 소득의 실질 구매력을 나타내는 지표다.

김화용 한은 지출국민소득팀 과장은 “유가 하락으로 교역 조건이 개선됐고 해외 주식 등에 투자해 받은 배당금이 증가한 덕분에 실질 GNI가 크게 늘었다”고 설명했다. 국민들이 해외에서 벌어들인 이자 배당 임금 등의 소득에서 외국인이 국내에서 번 돈을 뺀 국외순수취요소소득은 1분기 5조9000억원으로 전분기(3조5000억원) 대비 68.6% 증가했다.

소득은 늘었지만 소비는 크게 늘지 않았다. 민간과 정부의 소비지출을 합친 최종소비지출은 전분기 대비 0.7% 증가하는 데 그쳤다. 2013년 4분기부터 최종소비지출은 0%대 증가율을 기록 중이다.

소득이 늘어난 만큼 소비가 증가하지 않으면서 총저축률(국민총처분가능소득 대비 총저축액)은 상승했다. 1분기 총저축률은 36.5%로 1998년 3분기(37.2%) 이후 최고치를 나타냈다. 김영태 한은 국민계정부장은 “크게 높아진 실질 GNI 증가율은 시차를 두고 소비에 긍정적인 영향을 줄 것”이라고 말했다.

황정수 기자 hj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