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뇨치료제에 꽂힌 제약사들
당뇨치료 신약이 국내 제약사 실적 개선에 효자 노릇을 하고 있다. 최근 1~2년 새 출시된 당뇨치료 신약 매출이 빠르게 늘고 있기 때문이다.

7일 제약업계에 따르면 LG생명과학의 당뇨치료제 ‘제미글로’(사진) 월매출이 지난달 처음으로 20억원을 넘어섰다. 올해 국내 매출 300억원을 무난히 돌파할 것으로 회사 측은 기대하고 있다. 19호 국산 신약으로 2012년 6월 허가받은 제미글로는 2013년부터 본격적인 판매에 들어갔다. 초반에는 고전했지만 주요 종합병원에서 이 약을 사용하기 시작하면서 작년 하반기부터 매출이 지속적으로 늘고 있다.

종근당의 당뇨치료제 ‘듀비에’는 2013년 7월 20호 신약으로 허가를 받았다. 지난해 2월부터 처방에 들어갔다. 첫해 63억원의 매출을 기록한 듀비에는 올해 1분기에만 24억원어치가 팔렸다. 판매시작 2년 만에 연매출 100억원대 의약품으로 성장할 것으로 기대된다. 동아에스티도 지난 4월 당뇨치료 신약 허가를 신청해놓은 상태다.

국내 제약사들이 당뇨 치료제 개발에 공을 들이는 것은 성장성이 높기 때문이다. 대부분 의약품은 정체 상태지만 당뇨치료제는 매년 7~8%씩 꾸준히 성장하고 있다. 중국 등 신흥 국가에서 수요가 늘어나고 있는 데다 복용이 쉬운 바이오의약품이 꾸준히 나오고 있기 때문이다.

한미약품이 매일 복용하는 당뇨치료제를 주 1회에서 최대 한 달에 1회 복용하면 되도록 신약을 개발하고 있는 것도 높은 성장성을 겨냥해서다. 중국의 경우 당뇨병 발병 비율은 높지만 1인당 인슐린 사용량은 미국의 4%에 그친다. 업계 관계자는 “중국 등 신흥국의 당뇨치료 수요가 늘고 있는 데다 편의성을 높인 고부가가치 신약이 계속 나오고 있어 지속적인 성장이 기대된다”고 말했다.

김형호 기자 chsa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