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술 우수 기업 코스닥·코넥스 상장 때 혜택
연간 20조 규모 기술신용대출 지원효과 기대

기술신용정보(TCB) 평가에서 우수한 점수를 받은 기업에 투자하는 2천억원 상당의 펀드가 조성된다.

신용대출과 신생기업으로 더 많은 기술신용대출을 제공하고 저축은행이나 캐피털 등 2금융권으로도 기술신용평가대출이 확대된다.

금융위원회는 이런 내용을 담은 기술금융 제도 개선 방안을 8일 발표했다.

금융위는 현재까지 추진해 온 기술금융을 질적으로 내실화한다는 목표로 대출에 치중해 온 기술금융을 투자로 선회하기로 했다.

금융위는 우선 엔젤투자자나 벤처캐피털이 투자에 활용할 수 있는 기술신용(TCB) 평가 모형을 개발하기로 했다.

기술력에 기반해 기업의 성장 가능성을 평가함으로써 투자에 필요한 정보를 제공하는 것이다.

마중물 차원에서 투자형 TCB 평가 결과를 활용하는 기술가치평가 투자펀드를 연내 2천억원 규모로 조성하기로 했다.

이 펀드는 기업이 보유한 기술가치를 평가해 이를 토대로 투자하는 펀드다.

우수 지적재산권(IP)을 발굴해 투자하고 기업 부실 발생시 이를 매입해 주는 특허관리전문금융사(NPE)형 IP 투자펀드도 만들 예정이다.

시장에서 직접 회사채 발행이 어려운 중소기업이 채권담보부채권(P-CBO)을 발행할 때 기업평가 과정에서 TCB를 반영하는 방안도 추진 중이다.

TCB 평가가 우수한 기업은 코스닥과 코넥스 시장 상장 시에 인센티브도 주기로 했다.

은행권의 기술 신용 대출은 신용대출과 신생기업에 대한 지원 비중을 늘리기로 했다.

담보대출과 기존 기업으로 치우친 기술금융 대출의 방향성을 바꾸는 것이다.

은행에 대한 기술금융 대출 평가 때 신용대출 평가 비중을 늘리고 우수기술 평가 기업이나 초기 기업에 대한 지원 실적에는 가점을 주기로 했다.

기존 거래기업은 TCB 평가 후 기존 대출 대비 증가한 대출액만 은행의 기술금융 실적에 포함하기로 했다.

일반적인 중소기업 대출을 기술신용대출로 대환하는 것을 실적으로 치지 않겠다는 의미다.

기술금융 평가에서 양적 평가 비중을 축소(40%→30%)하고 정성평가(25%→30%) 등 질적 평가 비중은 확대할 예정이다.

기술신용평가 신청시 우선 평가를 요청하면 15일 이내에 평가를 마치도록 하는 등 평가 속도는 더 올리기로 했다.

일반 중기대출에 TCB 평가절차가 추가되면서 대출 소요기간이 늘어진다는 지적에 따른 조치다.

TCB의 활용 영역도 늘어난다.

저축은행과 캐피털 등 2금융권도 TCB로 대출할 수 있도록 하고 정부 조달이나 연구·개발(R&D) 사업자 선정과정에서도 TCB 평가결과를 활용할 예정이다.

정부는 이런 제도 개선안이 정착되면 연간 20조원 규모의 기술신용대출이 실질적으로 지원될 것으로 보고 있다.

2018년에는 전체 중기대출의 ⅓이, 2020년에는 중기 대출 전반에 TCB가 반영될 것으로 보고 있다.

금융위가 4월13일부터 한 달여 동안 기업은행과 기술보증기금 등 기술신용대출 상위 8개 금융회사를 대상으로 기술신용대출 실태조사를 진행한 결과 총 3만9천685건에 25조8천억원 상당의 자금이 지원됐다.

양적 확대에 치중하는 과정에서 기술 연관성이 적은 대형 기업에 대출되는 경우가 많았고 TCB 평가기간이 장기화되는 문제도 지적됐다.

금융위 최용호 과장은 "기업의 기술력을 반영한 모험자본 투자가 늘어나고 자본시장 접근성이 향상돼 성장단계별로 투자가 확대되기를 기대한다"고 말했다.

(서울연합뉴스) 박용주 기자 speed@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