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최유리 기자 ] # 30대 사업가 한모씨는 지난 주말 배달음식으로 끼니를 해결했다. 보통 주말이면 외식을 하거나 마트에서 장을 보지만 지난 주말에는 외출을 피했다. 그는 "메르스(중동호흡기증후군) 때문에 밖에 나가기가 많이 불안하다"며 "사람들이 많이 모이는 마트나 레스토랑 등을 되도록 가지 않으려 한다"고 말했다.

음식·생필품 배달 업체가 때 아닌 특수를 누리고 있다. 메르스 감염에 대한 우려로 외출을 삼가는 소비자들이 늘어나면서다.

[이슈+] 외출 막는 '메르스 공포'…음식·생필품 배달 때아닌 '특수'
8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음식배달 애플리케이션(앱·응용프로그램) 3사는 최근 주문 건수가 일제히 증가했다.

지난 6~7일 배달의민족 주문 건수는 43만건으로 집계됐다. 해당 기간은 중앙정부와 지자체가 메르스 관련 현황 및 대응 조치를 발표한 시점이다. 지난 5월 주말 평균 성적인 36만~38만건과 비교했을 때 20% 가량 늘었다.

요기요와 배달통 역시 지난 5~7일 주문 건수가 이전 주에 비해 각각 17%와 12% 증가했다.

요기요 관계자는 "이벤트나 광고 이후 주문 건수가 10% 미만으로 늘어나는데 한 주 만에 이 같이 데이터가 뛴 것은 이례적"이라며 "메르스의 영향으로 집에서 배달시켜 먹는 이용자들이 늘어난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신선 식품이나 생필품을 취급하는 온라인 쇼핑몰도 평소보다 주문이 늘었다.

유기농 식품 전문 온라인 쇼핑몰 헬로네이처는 지난달 25일부터 이달 7일까지 하루 평균 재구매건이 이전에 비해 40% 정도 증가했다. 신선 식품을 정기적으로 배달하는 덤앤더머스 역시 최근 주문 건수가 15% 늘어난 것으로 집계됐다.

이날 보건당국에 따르면 메르스로 격리 조치를 받은 사람은 모두 2508명으로 하루 전보다 147명으로 늘었다. 메르스 감염 환자는 총 87명으로 파악됐다. 이들이 거쳐간 감염 의심 병원도 5곳이 추가되면서 현재 모두 29곳으로 불었다.

최유리 한경닷컴 기자 nowher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