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켓인사이트] 엘리엇 "삼성물산, 중간배당 주총서 결의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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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물배당外 또 다른 요구
엘리엇 "현행 이사회 결의…주주이익 충분히 반영 못해"
증권업계 "황당한 요구"
중간배당 주총결의 유례없어…결산배당도 이사회 결의 많아
엘리엇 올들어 지분 매집
지난해말 주주명부에 없어…"합병 미리 예상하고 매입"
엘리엇 "현행 이사회 결의…주주이익 충분히 반영 못해"
증권업계 "황당한 요구"
중간배당 주총결의 유례없어…결산배당도 이사회 결의 많아
엘리엇 올들어 지분 매집
지난해말 주주명부에 없어…"합병 미리 예상하고 매입"
▶마켓인사이트 6월8일 오후 4시50분
미국계 헤지펀드 엘리엇매니지먼트가 삼성물산에 주주총회 결의로도 중간배당을 할 수 있도록 정관을 고칠 것을 요구했다. 중간배당을 이사회가 아닌 주총에서 결의하는 상장사는 국내에는 전무하고 세계적으로도 유례를 찾기 힘들다. 엘리엇은 또 지난해까지 삼성물산 지분을 보유하고 있지 않다가 올 들어서야 매집하기 시작한 것으로 확인돼 처음부터 합병 가능성을 염두에 두고 지분을 사들인 것 아니냐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8일 삼성그룹과 투자은행(IB)업계에 따르면 엘리엇은 지난 4일 삼성물산에 보낸 주주제안서에서 중간배당을 이사회 결의 외에 주총 결의로도 가능토록 정관을 개정할 것을 요구했다. 현재 삼성물산 정관은 사업연도 중 1회에 한해 6월30일 기준 주주들에 대해 이사회 결의로 이익을 중간배당토록 하고 있다. 엘리엇은 이사회 결의만으로는 배당에 주주들의 이익이 충분히 반영되기 힘들다고 주장한 것으로 알려졌다.
IB업계는 “유례를 찾기 힘든 황당한 요구”라는 반응을 내놓고 있다. 국내 상장사 가운데 주총 결의로 중간배당을 하도록 정관을 둔 회사는 단 한 곳도 없다. 현행 상법상 결산배당은 주총 결의 사항이지만 중간배당은 이사회 결의 사항이다. 이재혁 한국상장사협의회 정책연구실 과장은 “정관변경으로 주총에서 중간배당을 결의토록 하는 것이 위법은 아니다”면서도 “주총 개최가 워낙 번거롭고 비용이 많이 들 뿐만 아니라 주주들이 회사 재무상태에 관계없이 무조건 거액의 배당을 요구할 수 있어 폐해가 클 수밖에 없다”고 지적했다. 이 과장은 “한국과 일본을 제외한 대부분의 국가는 중간배당뿐만 아니라 결산배당도 이사회에서 결의토록 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엘리엇의 이날 주주제안서에는 삼성물산이 보유한 14조원어치의 삼성전자(지분율 4.1%) 등 계열사 주식을 현물배당할 수 있도록 정관을 고치라는 내용도 담겨 있었다. 삼성물산은 이 두 가지 제안에 대해 “이사회 논의를 거쳐 주총 안건에 올릴지 여부를 결정하겠다”는 원론적인 답신을 엘리엇 측에 보냈다.
엘리엇이 삼성물산과 제일모직의 합병을 예상하고 지분을 매입한 정황도 포착되고 있다. 삼성물산에 따르면 이 회사가 올해 3월 주주총회를 위해 집계한 지난해 말 기준 주식명부에는 엘리엇이 없었다. 엘리엇은 지난 3일 장내에서 삼성물산 지분 2.17%(339만3148주)를 추가로 취득하면서 총 7.12%를 보유하게 됐다고 금융감독원에 공시했다. 공시 직전까지는 4.95%(773만2779주)를 갖고 있었지만 언제부터 삼성물산 주주였는지는 밝히지 않았다.
IB업계는 주가흐름과 외국인 매입추이 등을 감안할 때 지난 2월부터 엘리엇이 처음으로 삼성물산 주식을 사들인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이때는 제일모직이 지난해 말 성공적으로 상장한 여파로 삼성물산과의 합병설이 대두되던 시기였다. IB업계 관계자는 “엘리엇이 올초 업계에서 삼성물산과 제일모직의 합병 가능성을 문의했다는 이야기도 나오고 있다”고 말했다. 삼성물산과 제일모직은 지난달 26일 합병을 발표했다.
한편 삼성물산 주가는 이날 장 초반 상승세로 시작했으나 곧바로 하락세로 돌아서 전날 대비 5600원 떨어진 7만500원으로 마감했다. 제일모직도 비슷한 양상을 보이며 1만3500원 떨어진 18만3500원으로 장을 마쳤다.
■ 중간배당
회사가 결산기 외에 사업연도 중간에 하는 배당. 상법에서는 연 1회로 중간배당 횟수를 제한하고 있다. 결산배당은 주총 결의사항이지만 중간배당은 이사회 결의로 가능하다.
임도원/이유정 기자 van7691@hankyung.com
미국계 헤지펀드 엘리엇매니지먼트가 삼성물산에 주주총회 결의로도 중간배당을 할 수 있도록 정관을 고칠 것을 요구했다. 중간배당을 이사회가 아닌 주총에서 결의하는 상장사는 국내에는 전무하고 세계적으로도 유례를 찾기 힘들다. 엘리엇은 또 지난해까지 삼성물산 지분을 보유하고 있지 않다가 올 들어서야 매집하기 시작한 것으로 확인돼 처음부터 합병 가능성을 염두에 두고 지분을 사들인 것 아니냐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8일 삼성그룹과 투자은행(IB)업계에 따르면 엘리엇은 지난 4일 삼성물산에 보낸 주주제안서에서 중간배당을 이사회 결의 외에 주총 결의로도 가능토록 정관을 개정할 것을 요구했다. 현재 삼성물산 정관은 사업연도 중 1회에 한해 6월30일 기준 주주들에 대해 이사회 결의로 이익을 중간배당토록 하고 있다. 엘리엇은 이사회 결의만으로는 배당에 주주들의 이익이 충분히 반영되기 힘들다고 주장한 것으로 알려졌다.
IB업계는 “유례를 찾기 힘든 황당한 요구”라는 반응을 내놓고 있다. 국내 상장사 가운데 주총 결의로 중간배당을 하도록 정관을 둔 회사는 단 한 곳도 없다. 현행 상법상 결산배당은 주총 결의 사항이지만 중간배당은 이사회 결의 사항이다. 이재혁 한국상장사협의회 정책연구실 과장은 “정관변경으로 주총에서 중간배당을 결의토록 하는 것이 위법은 아니다”면서도 “주총 개최가 워낙 번거롭고 비용이 많이 들 뿐만 아니라 주주들이 회사 재무상태에 관계없이 무조건 거액의 배당을 요구할 수 있어 폐해가 클 수밖에 없다”고 지적했다. 이 과장은 “한국과 일본을 제외한 대부분의 국가는 중간배당뿐만 아니라 결산배당도 이사회에서 결의토록 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엘리엇의 이날 주주제안서에는 삼성물산이 보유한 14조원어치의 삼성전자(지분율 4.1%) 등 계열사 주식을 현물배당할 수 있도록 정관을 고치라는 내용도 담겨 있었다. 삼성물산은 이 두 가지 제안에 대해 “이사회 논의를 거쳐 주총 안건에 올릴지 여부를 결정하겠다”는 원론적인 답신을 엘리엇 측에 보냈다.
엘리엇이 삼성물산과 제일모직의 합병을 예상하고 지분을 매입한 정황도 포착되고 있다. 삼성물산에 따르면 이 회사가 올해 3월 주주총회를 위해 집계한 지난해 말 기준 주식명부에는 엘리엇이 없었다. 엘리엇은 지난 3일 장내에서 삼성물산 지분 2.17%(339만3148주)를 추가로 취득하면서 총 7.12%를 보유하게 됐다고 금융감독원에 공시했다. 공시 직전까지는 4.95%(773만2779주)를 갖고 있었지만 언제부터 삼성물산 주주였는지는 밝히지 않았다.
IB업계는 주가흐름과 외국인 매입추이 등을 감안할 때 지난 2월부터 엘리엇이 처음으로 삼성물산 주식을 사들인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이때는 제일모직이 지난해 말 성공적으로 상장한 여파로 삼성물산과의 합병설이 대두되던 시기였다. IB업계 관계자는 “엘리엇이 올초 업계에서 삼성물산과 제일모직의 합병 가능성을 문의했다는 이야기도 나오고 있다”고 말했다. 삼성물산과 제일모직은 지난달 26일 합병을 발표했다.
한편 삼성물산 주가는 이날 장 초반 상승세로 시작했으나 곧바로 하락세로 돌아서 전날 대비 5600원 떨어진 7만500원으로 마감했다. 제일모직도 비슷한 양상을 보이며 1만3500원 떨어진 18만3500원으로 장을 마쳤다.
■ 중간배당
회사가 결산기 외에 사업연도 중간에 하는 배당. 상법에서는 연 1회로 중간배당 횟수를 제한하고 있다. 결산배당은 주총 결의사항이지만 중간배당은 이사회 결의로 가능하다.
임도원/이유정 기자 van7691@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