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인형 퇴직연금] 예금·펀드·보험에 나눠담은 '평생 월급'…내달부터 주식형 상품에 70% 투자 가능
직장생활이 힘들 때마다 직장인들은 상상한다. 편히 쉬고 놀면서도 꼬박꼬박 월급이 계좌에 꽂히는 그런 상상 말이다. 요즘처럼 투자 수익을 내기 힘들어지는 환경일수록 일정한 현금 흐름을 지속적으로 확보하는 것에 대한 중요성은 커질 수밖에 없다.

그런 의미에서 ‘개인형 퇴직연금(IRP·Individual Retirement Pension)’에 대한 소비자 관심이 부쩍 높아졌다. IRP는 2005년부터 시행된 퇴직연금 제도를 근간으로 하고 있다. IRP의 사전적인 의미는 ‘퇴직연금 제도에 의해 수령한 퇴직금과 추가 납입금을 적립해 운용한 뒤 연금으로 받는 것을 목적으로 만들어진 계좌’다.

상당수 직장인은 IRP를 그저 퇴직금을 받는 통로로만 알고 있다. 92% 직장인들이 IRP를 일시금으로 수령한다는 통계만 보더라도 그 본연의 목적보다 당장 현실에 필요한 목돈의 공급원 역할을 했음을 알 수 있다. IRP를 단지 퇴직금을 받는 수단이 아닌 평생 꾸준히 월급을 받는 ‘황금알을 낳는 오리’로 만드는 방법은 뭘까.

각종 세제혜택 최대 강점

IRP의 강점으로 세제혜택을 빼놓을 수 없다. 직장인들의 화두가 된 연말정산에서 각광받는 금융상품은 연금저축과 IRP다. 작년만 해도 연금저축이나 IRP 어느 쪽에 가입하더라도 연간 400만원만 넣으면 세액공제를 최대로 받을 수 있었다. 올해 세법 개정으로 연금계좌의 세액공제 한도가 700만원으로 늘어났다. 새로 늘어난 한도는 퇴직연금(DC나 IRP)에 반드시 가입해야만 공제받을 수 있다. 총급여가 5500만원이 넘는 근로자는 최대 92만4000원, 5500만원 이하인 근로자는 최대 115만5000원을 환급받을 수 있다.

특히 IRP의 운용수익에 대해서는 연금수령 때까지 과세하지 않고, 종합과세에도 해당되지 않는다. 세금에 해당하는 금액을 재투자할 수 있다는 의미다. 일반적으로 금융상품에 투자하면 그 수익에 대해 15.4%의 이자나 배당소득세를 매년 내야 한다. 금융소득이 연간 2000만원을 넘으면 그 초과분에 대해선 다른 소득과 합산해 종합소득세를 내야 한다.

IRP는 만 55세가 넘으면 퇴직금을 연금으로 받는 것이 가능하다. 올해부터 IRP 적립금을 일시금이 아닌 연금으로 수령하면 세액의 30%를 줄일 수 있다. 퇴직소득세의 부담을 대폭 낮출 수 있는 것이다. 추가 납입분에 대해서는 나이에 따라 3.3~5.5%로 과세돼 일반소득에 대한 세율(6.6~41.8%)보다 낮은 세금이 부과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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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역·시기 감안한 분산투자를

IRP는 하나의 계좌 안에 다양한 상품을 갖추고 있다. 상품 선택의 폭이 매우 넓다. 하나의 상품에 투자할 수 있고, 여러 상품을 골라 포트폴리오를 짤 수도 있다.

IRP로 투자 가능한 상품은 크게 원리금이 보장되는 상품과 실적 배당형 상품으로 구분할 수 있다. 대표적인 원리금 보장상품으로는 정기예금과 발행어음, 증권사의 원리금보장 파생결합사채(ELB) 등이 있다. 실적 배당형 상품으로는 채권형, 주식형, 혼합형 펀드 등이 있다. 다만 현행 규정상 주식이나 전환사채, 사모펀드 등과 같은 자산에 대한 직접투자는 금지된다. 원리금 비보장 자산에 대한 투자한도(전체 적립금의 40%)도 있다. 7월부터는 그 한도가 70%로 높아져 주식형 펀드 등을 통한 적극적인 운용이 가능해졌다.

‘직장인의 최후의 보루’인 퇴직금이라는 자금의 성격을 고려한다면 당연히 보수적이고 안정적인 원금보장형 상품을 선호한다. 그러나 저금리 시대가 도래하면서 이제는 일정 위험을 감내해야 물가상승률 이상의 수익률을 기대할 수 있다.

따라서 투자 대상에 대한 분산이 중요하다. 채권 및 주식형 펀드 등 다양한 상품을 담을 필요가 있다. 다음으로 국가 및 지역, 또 적립형 등을 통해 투자시기에 대해 분산 투자하는 방안을 고민해야 한다.

해외 상품은 IRP 계좌 안에서 투자하면 세금을 줄이고 과세시기를 늦출 수 있는 장점이 있다. 투자 방법을 선택하기 어렵다면 전문 금융회사를 통해 다양한 포트폴리오를 소개받고 정기적으로 투자조정(리밸런싱)을 하는 것도 방법이다.

퇴직연금 가입자라면 꼭 들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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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RP를 100% 활용할 수 있는 필수 점검 항목은 다음과 같다. 우선 자신이 가입 대상자인지 파악해야 한다. 퇴직금을 수령한 사람 또는 퇴직연금 제도에 가입된 사업장의 근로자가 해당된다.

둘째 개인연금저축을 얼마나 납입하고 있는지 확인하자. 연금저축과 퇴직연금(추가 납입)을 합산해 연간 1800만원이라는 적립 한도가 있다. 그중 IRP는 1200만원 내에서 적립해야 한다. 이중 세액공제받는 금액은 연금저축 400만원을 포함해 연간 총 700만원이다.

어떤 상품으로 운용할지도 결정해야 한다. 개인의 투자 성향과 상품 선호도에 따라 복수상품 투자가 가능하다. 중도 변경도 할 수 있다.

특히 IRP 가입기간 중간에 목돈이 필요해 중도 인출할 일은 없을지 살펴볼 필요가 있다. IRP는 무주택자의 주택 구입, 질병 등 법정 사유를 제외하고는 부분 인출이 불가능하다. 전액 해지만 가능하다. 해지 때는 개인 추가 납입분은 세액공제 금액과 운용수익에 대해 기타소득세(16.5%)가 적용된다. 퇴직금 재원에 대해선 퇴직소득세가 적용된다. 무엇보다 IRP는 연금으로 받을 때 가장 큰 혜택이 있다는 것을 다시 한번 기억할 필요가 있다.

김기훈 < NH투자증권 상품기획부장 khkh@nhwm.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