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계빚이 지난 4월 10조원 넘게 급증해 사상 최대폭의 증가세를 기록했다.

9일 한국은행의 ‘4월 예금취급기관 가계대출’에 따르면 4월 말 예금은행과 비은행 예금취급기관(저축은행·신용협동조합·새마을금고·상호금융 등)의 전체 가계대출 잔액은 765조2000억원으로 전월보다 10조1000억원 늘어났다.

월간 증가폭이 10조원을 넘어선 것은 처음이다. 직전 기록은 부동산 금융규제를 완화한 직후인 작년 10월(7조8000억원)이었다. 주택담보대출이 8조원 급증해 증가액의 대부분을 차지했다. 신병곤 한은 금융통계팀장은 “주택경기가 살아나면서 주택 거래량이 늘어난 것이 가계대출 증가로 이어졌다”고 설명했다. 지난 3월 한은이 기준금리를 사상 최저인 연 1.75%로 내린 것도 대출 수요에 영향을 미쳤다는 분석이다.

취급 기관별로는 은행대출이 8조7000억원 늘어났다. 비은행 예금취급기관의 대출은 1조4000억원 늘어나 전년 동월(2조2000억원)보다 증가폭이 작았다. 가계대출에 카드사용액과 보험회사, 대부업체 등의 대출까지 합친 가계신용은 총 1100조원을 넘어섰을 것으로 추정됐다. 지난 3월 말 가계신용은 1099조3000억원이었다.

폭증하는 가계빚이 향후 경제에 부담을 줄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가계빚 증가 속도가 빨라지고 있어 가계의 소비 여력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진단이다.

김유미 기자 warmfront@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