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동원 화백의 ‘無字 원두막’.](https://img.hankyung.com/photo/201506/AA.10081962.1.jpg)
금 화백은 산과 들, 초가집, 전원 풍경 등 한국적 정서가 짙은 소재를 다뤘다. 주요 대상은 가는 먹선으로 세세하게 묘사하고 여백을 넉넉히 둔 수묵담채화를 주로 그린다. 원두막과 넓은 뜰, 동산을 배경으로 한복을 입은 사람들이 함께 어우러져 사는 모습 등을 담아내 안온한 느낌의 작품이 많다. 아흔을 앞둔 나이에도 작품활동을 활발하게 하고 있다.
전시 작품은 60여점. 1970년 작 ‘두메산골’, 1989년 작 ‘들풀, 들꽃’ 등 기존 작품과 함께 지난해와 올해 그린 신작을 선보인다. 전통 수묵담채화 기법에다 또렷하고 선명한 색을 더해 그린 ‘신사군자(新四君子)’ 연작, 평온한 농촌 풍경을 정감있게 풀어낸 ‘청양들’ 등이 대표작이다.
신작 중에는 금 화백 특유의 반추상화법을 보여주는 작품이 여럿 있다. 하나의 풍경에 붉은 해 하나와 노란 달 여럿을 함께 그린 ‘시장풍물전(갓쟁이)’, ‘구름나라 지나서’ 연작 등 일상 풍경을 꿈결처럼 묘사한 작품들이다. 사람들의 소박한 모습 뒤로 비현실적인 배경을 펼쳐 상상과 현실 사이의 세계를 표현했다.
자신의 인생철학을 드러내는 그림도 있다. ‘산으로 산으로’는 깨달음을 얻은 듯한 표정으로 합장한 형상을 향해 산을 오르는 사람들의 모습을 담았다. 그림 오른쪽 아래에는 ‘그래도 믿어야지?’라는 글귀를 함께 적었다.
금 화백은 “아흔을 바라보게 되니 지난 시절을 되새길 때가 많아졌다”며 “그림을 열심히 하다 보니 그림을 사랑하게 됐고, 들풀 들꽃 산야를 그리면서 평안과 위로를 받았다”고 설명했다. “사람들이 작품을 통해 행복함을 느꼈으면 한다”고 덧붙였다. (02)732-3777
선한결 기자 alway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