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7년 만에 확대된 상·하한가(가격제한폭) 시행 첫날, 한국거래소 노동조합이 최경수 이사장을 정면으로 비판하고 나섰다. 최 이사장의 코스닥시장 분할 방침에 대한 강력한 반발이다.

노조는 앞으로 자본시장 구조개편을 두고 반대 의사를 천명한데 이어 금융위원회의 실무작업에 일체 협조하지 말 것 등을 요구하고 있어 난항이 예상된다. 이사장의 퇴진 운동 역시 불사한다는 방침이다.

이동기 거래소 노조위원장은 15일 '최경수 이사장에게 보내는 공개서한'을 통해 "코스닥시장 분할을 추진한다면 자본시장 수장으로서 직무유기이자 정치권과 정부의 하수인임을 자인하는 결과"라고 경고한 뒤 "거래소 이사장으로서 개인투자자를 희생양으로 삼으려는 위험한 발상에 대해 반대하지 않는다면 즉각 퇴진 운동에 돌입할 것"이라고 말했다.

노조는 이번 공개서한에서 △ 자본시장 구조개편에 대해 명확히 반대 의사를 천명할 것 △자본시장 구조개편 저지를 위한 전사적 실행계획을 마련할 것 △경쟁력강화 태스크포스(TF)를 해체하고 금융위의 실무작업에 협조하지 말 것 △ 지주회사 방안은 즉시 폐기할 것 등 네 가지 요구사항을 밝혔다.

이 위원장은 "조직의 수장으로서 마땅히 해야할 이 요구 사안들을 이행하지 않는다면 더 이상 수장으로 인정하지 않을 것"이라며 "자본시장 65년사에 최악의 낙하산으로 기록되며 불명예 퇴진할지, 아니면 불의에 맞서 시장을 지켜낸 소신 있는 이사장으로 남을지를 선택해 달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노조에 따르면 최 이 사장은 공공기관 해체 이후 기업공개(IPO)와 지주회사 방안을 선제적으로 제시, 코스닥 구조개편에 대해 마땅한 대응을 하지 못하고 있다는 것.

이 위원장은 "코스닥 분할의 경우 벤처업계가 현 정권의 레임덕을 앞두고 코스닥시장 진입장벽을 제거해 개인투자자를 희생양으로 삼으려는 위험한 발상"이라며 "지금까지 반대의사 한 번 표명하지 못하고 있는 거래소 이사장은 자본시장의 수장으로서 최소한의 자격도 없다"고 주장했다.

정현영 한경닷컴 기자 jhy@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