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양수산부는 메르스 여파로 외국 크루즈선 21척이 국내 입항 계획취소를 통보했다고 15일 밝혔다. 메르스가 크루즈 관광객 유치는 물론 연내 국적 크루즈선사 출범을 목표로 한 해수부의 정책에도 암초가 되고 있다. 해수부는 입항취소 통보가 6월(8척)과 7월(6척) 8월(1척)뿐 아니라 9월(3척) 10월(2척) 11월(1척)까지 들어온 상태라고 설명했다.

특히 중국의 크루즈선 경유지가 인천·부산에서 일본 등으로 점차 바뀌는 추세다. 반도넷 등 중국 현지 언론매체에 따르면 이달 말 이후 중국 칭다오에서 출발할 예정인 크루즈 17편의 경유지가 기존 인천과 부산에서 일본 나가사키 등으로 바뀌었다. 크루즈선사들은 한국을 기착지로 반드시 넣어야 할 경우엔 메르스 확진자가 발생하지 않은 제주를 넣고 있다. 오는 22일 칭다오에서 출항 예정인 사파이어프린세스호가 최근 기착지를 부산에서 일본 나가사키로 변경한 것이 대표적이다. 기존 항로는 ‘후쿠오카→부산→제주’였지만 메르스 사태 이후엔 ‘후쿠오카→나가사키→제주’로 바꿨다. 사파이어프린세스호는 27일 출항 항로도 부산에서 오키나와로 변경했다. 크루즈 승객들도 한국에 메르스가 확산 중이라는 점 때문에 일정 변경에 대부분 동의한 것으로 알려졌다. 다음달 26일 출발 예정인 ‘카리브의 해양 양자호’도 기착지를 인천에서 후쿠오카로 변경했다. 해수부는 지금까지 입항 취소를 통보한 크루즈선의 관광객은 약 5만명이며 1인당 평균 지출액 117만원, 총 585억원의 손실을 예상했다.

유기준 해수부 장관은 이날 기자 간담회에서 “네트워크를 총동원해 국내가 안전하다는 것을 외국 선사, 중국 여행사 등에 알리겠다”고 말했다.

세종=김재후 기자 hu@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