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달 IAAF의 의뢰를 받은 스위스의 한 연구소 직원들이 광주하계유니버시아드 주경기장에서 현장 점검을 하고 있다. 플러버 제공
지난달 IAAF의 의뢰를 받은 스위스의 한 연구소 직원들이 광주하계유니버시아드 주경기장에서 현장 점검을 하고 있다. 플러버 제공
전남 함평의 탄성포장재 제조업체인 플러버(대표 박종오)가 시공한 2015광주하계유니버시아드(U대회) 육상경기장 트랙이 국제 최고등급 인증을 받아 화제다. 회사 측은 2015광주하계유니버시아드 주경기장인 육상경기장(광주월드컵경기장)이 국제육상경기연맹(IAAF)으로부터 ‘클래스(Class)-1’ 인증을 받았다고 15일 발표했다.

인천아시안게임 주경기장과 대구육상경기장도 같은 인증을 받았지만 순수 국산 제품이 사용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클래스-1은 국제육상경기대회 등 모든 육상경기가 가능한 최고 등급을 말한다. 공개경쟁입찰을 통해 공사를 수주한 이 회사는 기존 우레탄 포장재를 철거하고 국제적으로 사용되는 시트형 탄성포장재로 시공했다. IAAF는 지난달 10~13일 현장에서 트랙의 탄성 반발력 등 20여가지 항목을 평가했다.

2004년 창업한 이 회사는 2008년부터 육상트랙 분야에 뛰어들었다. 공원 등에 시공한 탄성포장재 품질이 조악해 전국이 시끄러울 때였다. 박종오 대표는 “이 분야에서 품질로 승부를 걸면 승산이 있다고 보고 세계 최고 인증인 클래스-1 도전에 나섰다”고 말했다.

광주 하남산업단지의 재생타이어 국내 1위 업체인 대호, 고무제품원료 기술업체인 삼오테크와 협력해 기술력을 쌓았다. 2013년 조달청 우수제품으로 등록돼 서울과학기술대, 울산체육고 등에 시공하면서 쌓은 경험과 대한육상경기연맹의 도움으로 시공을 마쳤다.

박 대표는 “인증을 받는 과정에서 지방 중소기업이라는 이유로 설움을 겪기도 했다”고 소개했다. U대회 입찰과정에서는 경쟁업체들이 ‘폐타이어 재생업체’라는 악성 소문을 내 공사기간 내내 광주시의 감사를 받기도 했다. 시공실적이 없다는 이유로 국내외 입찰에 거절당한 적도 많았다. 박 대표는 “국내 육상트랙시장 규모는 300억원 정도로 작아 해외시장 공략에 적극 나설 계획”이라며 “내년부터는 중남미 시장을 공략해 육상트랙만으로 200억원의 매출을 올리겠다”고 말했다.

함평=최성국 기자 skchoi@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