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왕시에 이달 중 답변 요청
개발예정지 벌써 투기 조짐
기재부는 16일 안양교도소 등 교정시설을 통합해 의왕시 왕곡동에 법무타운을 조성하고 의왕시의 예비군훈련장은 안양 박달동 예비군훈련장과 통합하는 ‘빅딜 계획’을 발표했다. 안양교도소와 의왕 예비군훈련장이 있던 자리에는 예능문화 클러스터를, 의왕시 포일동 서울구치소 자리에는 창조경제 클러스터를 구축하기로 했다.
기재부는 법무부 국방부 국토교통부 경기도 안양시 의왕시 등 관련 부처 및 지방자치단체들과 함께 올 1월부터 이 같은 안을 마련해 협의 절차를 진행해왔다. 당사자인 안양시와 의왕시 모두 ‘빅딜’에 반대하지 않았다. 안양시는 노후화된 안양교도소(1963년 건립)를 이전할 수 있고 의왕시는 반대급부로 문화공연장과 바이오 단지, IT 벤처 타운 등 지역의 신성장동력 기반을 마련할 수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사업 추진 과정에서 법무타운 예정 부지 인근 주민들이 반대하고 나서자 의왕시는 지난 4월 주민 의견을 수렴하겠다며 중앙부처와의 협의를 일시 중단했다. 일부 주민들이 김성제 의왕시장의 소환을 추진하는 등 강경한 입장을 보였다. 다른 주민들은 이전 찬성 집회를 여는 등 찬반 측 입장 차가 극명하다. 기재부는 지난 2개월간 법무부와 함께 해당 지역 주민들을 설득해왔다.
기재부는 의왕시에 공식 입장 표명을 요청했다. 날짜도 이달 안으로 못박았다. 기재부 관계자는 “최근 개발예정지역에서 위장전입이 일어나는 등 사업을 더 늦출 경우 심각한 부작용이 우려되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주민 설득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의왕시를 지원하는 것으로도 해석된다. 이 관계자는 “일부 주민들이 의왕시장이 독자적으로 사업을 추진한다고 하는데 이 같은 요청을 통해 정부가 역점을 두고 추진하는 사업이라는 사실을 알릴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의왕시가 사업추진 의사를 밝히면 기재부는 관계장관회의를 열고 이 사업을 국가와 지자체 간의 협업사업으로 확정해 본격적으로 추진할 방침이다.
세종=이승우 기자 leeswo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