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서울병원에서 14번 환자(35)를 통해 중동호흡기증후군(메르스)에 감염된 환자수가 진정세를 보이고 있다.

하지만 아직 국내 메르스의 유행세가 잠잠해졌다고 보기는 어렵다. 발병 후 뒤늦게 발견된 환자들이 잇따라 등장하고 있어 이들 중 누군가로부터 집단적으로 감염 환자군이 나온다면 다시 3차 유행이 일어날 수 있기 때문이다.

16일 방역당국에 따르면 슈퍼전파자인 14번 환자(35)를 통해 삼성서울병원에서 메르스에 감염된 사람의 수는 최근 사흘간 8명으로 일단 진정세를 보이고 있다. 이는 슈퍼전파자인 14번 환자가 전파한 바이러스의 잠복기 마지막날이 지난 12일이었기 때문이다.

14번 환자를 통해 삼성서울병원에서 직접 메르스에 감염된 사람은 모두 73명. 지난 7일과 8일 각각 10명과 17명으로 피크였지만 14일 3명, 15일 1명으로 줄었으며 16일에도 3명 뿐이었다.

하지만 당장의 환자수로만 메르스의 향후 감염세를 판단하는 것에는 무리가 있다. 방역당국의 통제에서 벗어나 있다가 뒤늦게 격리된 슈퍼전파자 후보군이 적지 않아서다.

삼성서울병원은 당장은 2차 유행의 고비를 힘들게 지냈지만, 그동안 관리되지 않은 채 이 병원에서 일하던 의사 환자와 이송요원이 발견되면서 다시 3차 유행지가 될 수도 있다.

삼성서울병원의 이송요원으로 증상 발현 후 9일간 근무했던 137번 환자(55)와 이 병원 의사로 자가격리 대상에서 빠진 채 진료를 계속했던 138번 환자(37)가 발견되면서 이 병원에서 발생한 관리 대상 인원은 15일 기준 4000명을 넘어섰다.

137번 환자와 138번 환자 외에도 새로운 슈퍼전파자 후보들은 적지 않다. 관건은 이들로부터 감염된 또다른 감염자 집단이 생길지에 있다.

이날 추가된 환자 중 삼성서울병원에서 감염된 151번 환자(38.여), 152번 환자(66)는 2명 방역당국의 격리자나 능동관찰자에 속하지 않고 있다가 증상 발현이 한참 지난 뒤 격리됐다.

또 다른 슈퍼전파자 후보는 부산에서 발견된 143번 환자(31)다. 이 환자는 삼성서울병원이 아닌 대전 대청병원에서 메르스에 감염됐으며 격리되기 전 부산지역에서 활발하게 활동했다.

마지막으로 주목해야 할 감염자는 평택 경찰관인 119번 환자(35)다. 이 환자의 경우 감염에 대한 명확한 연결고리가 없어 메르스 바이러스가 지역사회에 전파됐다는 증거가 될 수 있다.

특히 우려되는 6명의 슈퍼전파자 후보군 중 격리일이 가장 늦은 사람은 151번과 152번 환자로 각각 15일이다. 이날부터 메르스 바이러스의 최대 잠복기 14일이 지난 29일까지는 이 환자들로부터 추가 환자가 나올 수 있다.

138번 환자는 24일, 137번 환자는 25일, 143번 환자는 26일이 각각 바이러스 잠복기 마지막날이며, 119번 환자의 경우 9일 격리돼 바이러스의 잠복기의 마지막날은 23일이다.

이에 따라 3차 감염 유행이 발생했는지는 슈퍼전파자 후보군의 바이러스 최대 잠복기가 모두 지나는 29일이 돼야 정확히 알 수 있겠지만, 대충의 윤곽은 이번주 중 보일 것으로 예상된다.

한경닷컴 뉴스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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