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느새 20대 중반에 들어선 그가 첫 번째 음반을 냈다. 세계 최고의 클래식 레이블로 꼽히는 도이치 그라모폰(DG)에서 발매한 ‘김다솔이 슈만을 연주하다(Dasol Kim plays Schumann)’다. 슈만의 ‘아라베스크’ ‘유모레스크’와 ‘크라이슬레리아나’ 전곡이 실렸다. 천재 소년에서 국내 클래식 음악계를 대표하는 젊은 아티스트로 성장한 그를 최근 서울 웨스틴조선호텔에서 만났다. 첫 음반을 슈만으로 선택한 이유부터 물었다.
“슈만은 제가 가장 좋아하는 작곡가 중 한 명이에요. 연주를 하다 보면 각 작곡가의 성향을 파악할 수 있는데, 슈만은 굉장히 오래 알고 지낸 듯한 느낌이 들어요. 마치 (그를) 실제로 만나본 것처럼요. 그래서인지 무대에서 슈만 작품을 연주할 때 가장 편안하고 감정 표현이 잘됩니다.”
지난 15일에는 서울 서초동 예술의전당 IBK챔버홀에서 앨범 수록곡과 쇼팽이 슈만에게 헌정한 피아노 소품 ‘발라드’ 전곡 등을 연주하는 독주회를 열었다. DG에서 음반을 낸 연주자로 활동하게 된 소감을 묻자 “식상하게 들리겠지만 감동을 주는 연주자가 되고 싶다”고 했다. 그는 “무엇보다 무대에서 솔직한 연주자이고 싶다”며 “과장되거나 한 방향으로 치우치기보다 내가 가진 걸 계산하지 않고 보여주고 싶다”고 강조했다.
김다솔은 어릴 때부터 CD와 카세트테이프로 된 클래식 음반을 사 모으는 게 취미였다. 가족 중 음악인이나 애호가는 없었다. 홀로 좋아서 뒤늦게 시작한 피아노 실력은 일취월장했다. 한국예술종합학교 음악원에 예술영재로 뽑혔지만 독일 라이프치히국립음대로 진학했다. 지금은 하노버국립음대에서 최고연주자 과정을 밟으며 아리에 바르디를 사사하고 있다. 그는 “올해는 3년째 참여하는 대관령음악제를 포함해 유럽에서 연주 일정이 많다”며 “다음 앨범을 언제 낼지는 모르지만 독일 이외 국가의 작곡가를 다뤄보고 싶다”고 말했다.
김보영 기자 wi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