깊어지는 맥주맛 전쟁…오비, 독일식 밀맥주 첫 출시 "카스만으론 안된다"
홈플러스에서 올해 1~5월 가장 많이 팔린 수입 맥주는 독일 밀맥주 파울라너다. 파울라너는 작년까지 5위권에도 들지 못했지만 올해는 전통의 강자 일본 아사히를 제치고 단숨에 1위로 올라섰다. 소비자들의 입맛이 다양해지면서 풍미가 색다른 밀맥주가 부상하고 있는 것으로 주류업계는 분석했다.

국산 맥주회사들도 소비자들의 이 같은 입맛 변화에 주목하고 있다. 국내 1위 맥주업체인 오비맥주는 17일 정통 독일 밀맥주를 표방한 ‘프리미어OB 바이젠’을 출시했다. ‘바이젠(Weizen)’은 독일 바이에른 지역의 밀맥주를 부르는 말이다. 파울라너를 비롯해 에델바이스, 에딩거 등이 국내에 잘 알려진 바이젠 생산업체다. 국내 맥주업체가 독일 밀맥주를 내놓은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프리미어OB 바이젠은 독일산 밀 맥아와 홉을 사용해 독일 스타일을 강조했다. 알코올 도수는 5도다. 제품 디자인은 잘 익은 밀 이삭을 연상시키는 황금빛 타원형을 주로 사용했다고 회사 측은 설명했다.

이번 제품 개발 과정에는 오비맥주 대주주인 AB인베브의 독일 밀맥주 브랜드 프란치스카너 브루마스터(맥주 양조 장인)를 맡고 있는 슈테판 뮐러가 참여했다. 그는 “다양한 과일향이 나는 벨기에식 밀맥주와 달리 독일식 밀맥주는 밀의 깊은 풍미를 느낄 수 있다”며 “프리미어OB 바이젠은 한국 소비자들의 입맛에 맞춰 부드러운 맛을 내도록 했다”고 말했다.

오비맥주는 이 제품 가격을 수입 맥주보다는 약간 낮고, 기존 국산 맥주보다는 높은 1490원(355mL 기준)으로 정했다. 소비자들은 오는 27일부터 대형마트에서 구매할 수 있다. 3개월 안에 200만병을 판매하는 것이 목표다.

오비맥주 측은 맥주 포트폴리오를 확장해 급변하는 시장 환경에 대응하기 위해 제품을 출시했다고 설명했다.

깊어지는 맥주맛 전쟁…오비, 독일식 밀맥주 첫 출시 "카스만으론 안된다"
프레데리코 프레이레 오비맥주 사장(사진)은 “카스가 오비맥주의 중심인 것은 변함이 없지만 카스만 가지고는 모든 소비자를 만족시킬 수 없다고 판단했다”고 말했다. 일본 맥주에 이어 유럽산 맥주의 가세로 수입 맥주시장이 급팽창하는 등 국내 맥주시장 구도는 크게 달라지고 있다.

프레이레 사장은 “프리미어OB 바이젠을 시작으로 ‘브루마스터 셀렉션’이라는 이름을 붙인 프리미엄급 맥주를 지속적으로 출시해 소비자들의 입맛 변화에 대응하겠다”고 했다.

강진규 기자 josep@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