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김정훈 기자 ] 현대자동차가 지난 23년 동안 폭스바겐그룹에서 일해온 벤틀리 수석디자이너 루크 동커볼케 씨(49)를 영입한다.

18일 미국 자동차 전문매체 오토모티브뉴스 등 외신에 따르면 최근 벤틀리에 사표를 제출한 동커볼케 디자이너는 이르면 7월 중 현대차그룹으로 자리를 옮겨 새 커리어를 시작한다.

6월 초 벤틀리는 "동커볼케 디자인센터장은 폭스바겐그룹을 떠나기로 결정했으며 그의 후임에 스테판 시엘라프를 영입했다"고 발표한 바 있다.

동커볼케 디자이너는 현대·기아차 디자인팀의 총책임자로 이직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피터 슈라이어 디자인 총괄사장(63)에 버금가는 중책을 맡을 것으로 보인다.

일각에선 기아자동차가 2006년 영입한 슈라이어 사장이 계약이 완료되는 오는 2017년 현대차그룹을 떠나면 그가 뒤를 이어받을 것이란 관측도 나온다.

현대차는 슈라이어 사장의 나이를 감안하면 앞으로 젊은 디자인 전문가를 영입해야 하는 등 세대교체가 불가피한 상황이다.

현대차가 2011년 말 BMW그룹에서 영입해 온 크리스토퍼 채프먼 미국 디자인센터장은 프리미엄 차종에 집중하고 있어 동커볼케 디자이너와 작업 영역이 다른 것으로 전해졌다.

1990년 프랑스 푸조에서 자동차 디자인을 시작한 그는 1992년 폭스바겐그룹으로 이직해 아우디, 스코다, 세아트, 람보르기니 등 다양한 브랜드를 작업했다. 2003년 람보르기니 가야르도 작업에 참여하면서 명성을 얻었으며 2012년 벤틀리로 자리를 옮겼다.

지난해 홍익대학교 학생들을 만나 자동차 디자인에 대한 그의 철학을 전수하기도 했다.

김정훈 한경닷컴 기자 lenno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