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파크도 인터넷은행 도전…다음카카오엔 금융사 '러브콜' 쇄도
금융위원회가 18일 연내 인터넷전문은행(예비인가)이 나오도록 하겠다고 발표하면서 은행 증권 등 금융회사들이 연합군 구성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부산은행은 롯데와 손잡고 오는 9월 인터넷전문은행 설립을 위한 예비 인허가를 신청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정보기술(IT) 업계에선 진작부터 인터넷전문은행 설립에 관심을 보여온 다음카카오 외에 전자상거래 업체인 인터파크도 뛰어들 태세다.

◆상호출자제한 대기업만 불가

금융위는 인터넷전문은행 인가 때 2단계 전략을 구사하겠다고 밝혔다. 산업자본의 은행업 진출을 금지한 은산분리의 원칙을 깨지 않는 선에서 금융회사를 중심으로 연내 1~2곳을 우선 허용한다는 게 첫 번째 단계다. 비금융주력자(산업자본)는 은행 지분을 10% 이상 보유할 수 없고, 그나마 4%만 의결권을 행사할 수 있는 규제 범위에서 인가하겠다는 것이다.

금융위는 2단계로 은행법 일부 개정을 추진할 계획이다. 인터넷전문은행에 대해선 다음카카오와 같은 비금융주력자의 지분 보유한도를 50%로 올리는 것이 골자다. 국회에서 개정안이 통과되는 것을 전제로 내년엔 산업자본이 최대주주가 되는 인터넷전문은행이 등장할 수 있다.

하지만 금융위는 자산 5조원 이상의 상호출자제한 기업집단 61개사(공정거래위원회 4월 지정 기준)는 대상에서 제외하기로 했다. 영국 테스코은행과 같은 이마트은행, 롯데은행은 나올 수 없다는 얘기다. KT와 SKT 역시 자신의 이름을 내건 은행 설립은 불가능하다. 다만 상호출자제한 기업집단 중 미래에셋과 교보생명보험은 금융주력자여서 인터넷전문은행 설립이 허용된다.

◆전자상거래 업체 다크호스로

첫 인터넷전문은행 설립은 은행과 증권사의 각축전으로 좁혀질 전망이다. 대형 금융회사들로서는 어떤 파트너들과 손잡을지가 중요하다. 금융위 관계자는 “유통, 통신, 인터넷 포털, 전자상거래, 카드 등 이용자 정보에 관한 빅데이터를 보유하고 있는 곳들이 인터넷전문은행 사업자로 참여해 기존 은행과는 차별화된 서비스를 제공하는 게 중요하다”고 말했다.

인터넷 포털 가운데선 다음카카오가 이미 인터넷전문은행 참여를 선언했다. 하나은행 등과 접촉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다른 은행들도 다음카카오를 끌어들이기 위해 고심하고 있다. 네이버는 수익 모델이 불투명하다는 이유에서 사업 참여에 부정적인 것으로 알려졌다.

최근엔 인터파크의 움직임이 주목받고 있다. IT업계 관계자는 “인터파크가 국내 전자상거래 및 소셜커머스 업체들을 규합해 인터넷전문은행을 설립하기 위해 준비 중”이라고 말했다. 금융위에도 가능성을 타진한 것으로 확인됐다.

현재 시중은행 가운데선 신한금융 KB금융 우리은행, 기업은행 등이 관심을 드러내고 있다. 시중은행 중 핀테크(금융+기술) 관련 전담팀을 구성한 곳만 7개에 달한다. 지방은행 중에선 부산은행을 거느린 BNK금융이 움직이고 있다. 금융위에 임원이 직접 찾아올 만큼 은행 면허에 관심을 보였던 롯데그룹과의 제휴 가능성이 점쳐진다.

증권업계에서는 한국금융투자협회가 8개 증권사와 공동으로 인터넷전문은행 설립을 위한 태스크포스(TF)팀을 운영하고 있다. 증권사로 시작해 온라인 중심 은행을 설립, 고속 성장한 미국 찰스슈워브의 한국 버전을 내놓겠다는 복안이다.

박동휘/김일규 기자 donghuip@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