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마트, 조세피난처서 760억 달러 자산 관리"
세계 최대 유통기업인 미국 월마트(CEO 더그 맥밀란·사진)가 세계 조세피난처에 최소 78개의 페이퍼컴퍼니를 두고 법인세를 회피했다는 주장이 나왔다.

블룸버그통신 등은 세금 관련 시민단체인 아메리카 택스 페어니스 보고서를 인용, 월마트가 룩셈부르크 등 조세피난처에 설립한 페이퍼컴퍼니를 통해 760억달러에 달하는 해외 자산을 관리하고 있다고 18일 보도했다. 보고서는 78개의 서류상 회사 중 30개는 2009년 이후 설립됐으며, 최근 6년간 최소 35억달러에 달하는 세금을 회피했다고 분석했다.

일례로 월마트는 해외 지점이 없는 유럽 룩셈부르크에 설립한 페이퍼컴퍼니를 통해 2010~2013년 13억달러의 순이익을 올렸으나 1% 미만의 법인세만 냈다. 뿐만 아니라 중국과 중앙아메리카 영국 브라질 일본 등지에 설립된 월마트 해외 지점의 90% 이상은 버진아일랜드와 룩셈부르크, 네덜란드 등 법인세가 없거나 세율이 미미한 지역에 설립한 페이퍼컴퍼니 소유로 돼 있다.

페이퍼컴퍼니는 서류상으로만 존재하는 회사로 세금 회피와 규제를 피하는 데 활용된다. 월마트는 이에 대해 해외에 자회사를 둔 사실을 숨긴 적이 없으며, 해외의 낮은 법인세율을 활용하기 위한 절세 차원이라고 반박했다.

뉴욕=이심기 특파원 sgle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