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물산의 자사주 전량(지분율 5.76%)을 인수한 KCC가 삼성 측 ‘백기사’를 공식 선언했다. KCC는 제일모직-삼성물산 합병 추진과 경영권 방어 과정에서 적극적인 우호 지분 역할을 할 것이란 분석이다.

제일모직은 KCC가 주식 보유 목적을 ‘단순 투자’에서 ‘경영 참여’로 변경했다고 18일 공시했다. 이날 기준 KCC가 보유한 제일모직 지분은 10.19%다. KCC 관계자는 “엘리엇에 대항하기 위해 변경한 것은 아니다”며 “KCC와 관련된 사안이 발생했을 때 회사 경영 목적에 부합하는 결정을 할 수 있도록 의결권을 행사하기 위한 조치”라고 설명했다.

법조계 관계자는 “회사 경영에 목소리를 낸다고 해서 반드시 경영 참여로 보유 목적을 밝힐 법적 의무는 없지만 밝힌 목적과 다르게 행동하면 금융당국 제재 사안이 될 수 있다”며 “KCC가 그동안 예상했던 것처럼 삼성의 백기사 역할을 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KCC는 삼성물산 자사주 취득 자금을 전액 기업어음(CP) 발행으로 조달한 것으로 나타났다. 한국예탁결제원에 따르면 이날 현재 KCC의 CP 발행잔액은 7041억원이다. 모두 6월9일 이후 발행했으며, 만기는 짧게는 7일에서 길게는 36일이다.

정소람/이태호 기자 ram@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