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세대 첼리스트 이정란 "바흐 무반주곡으로 솔로 신고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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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달 24일·내달 1일 연주회
차세대 첼리스트 이정란(32·사진)이 솔로이스트로 데뷔한다. 첫 독주곡으로 택한 레퍼토리가 예사롭지 않다. 바흐 무반주 첼로모음곡 전곡이다. 24일과 7월1일 오후 8시 서울 정동 대한성공회 서울주교좌성당에서 솔로로 데뷔하는 그를 만났다. 다소 무거운 레퍼토리를 첫 독주곡으로 선정한 이유가 뭘까.
“바흐는 모든 서양음악의 근원이고 그중에서도 무반주 첼로모음곡은 구약성서 같은 레퍼토리예요. 첼리스트라면 누구나 한 번씩은 전곡 연주를 꿈꾸죠. 이번 연주회 타이틀이 ‘리버스(Rebirth·부활)’인데 솔로이스트로 새롭게 시작한다는 의미도 담고 싶었어요. 시작이 반이라 했으니 무리를 해서라도 크고 멋진 도전을 시작하고 싶습니다.”
첫 공연에서 1, 4, 5번을, 두 번째 공연에서 2, 3, 6번을 연주한다. 곡의 순서에도 까닭이 있다. 이정란은 순서를 정하기 전 곡을 들으며 떠오르는 형용사를 모두 적어 봤다고 했다.
“바흐 무반주 조곡은 인생과 닮았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1번은 풋풋하고 순수한 어린 시절이 생각나고 4번은 청소년기인데, 씩씩하고 포부가 큰 느낌이죠. 자신감에 넘치던 시절을 보내고 나면 좌절처럼 꺾이는 시절이 오지 않나요. 처음으로 느끼는 시련이어서 죽을 만큼 힘들죠. 5번은 그런 곡이라고 생각했어요.”
5번 c마이너는 죽음과 가까운 검은색의 비통함, 2번 d마이너는 희석된 슬픔 같다고 했다. 그는 “3번 C메이저는 희망적 메시지를 담고 있고, 마지막으로 모든 것을 아우르는 6번을 통해 ‘그래도 살아볼 만한 인생’이라는 메시지를 담고 싶었다”며 “순서대로 들어도 좋지만, 이정란만의 바흐를 들을 수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김보영 기자 wing@hankyung.com
“바흐는 모든 서양음악의 근원이고 그중에서도 무반주 첼로모음곡은 구약성서 같은 레퍼토리예요. 첼리스트라면 누구나 한 번씩은 전곡 연주를 꿈꾸죠. 이번 연주회 타이틀이 ‘리버스(Rebirth·부활)’인데 솔로이스트로 새롭게 시작한다는 의미도 담고 싶었어요. 시작이 반이라 했으니 무리를 해서라도 크고 멋진 도전을 시작하고 싶습니다.”
첫 공연에서 1, 4, 5번을, 두 번째 공연에서 2, 3, 6번을 연주한다. 곡의 순서에도 까닭이 있다. 이정란은 순서를 정하기 전 곡을 들으며 떠오르는 형용사를 모두 적어 봤다고 했다.
“바흐 무반주 조곡은 인생과 닮았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1번은 풋풋하고 순수한 어린 시절이 생각나고 4번은 청소년기인데, 씩씩하고 포부가 큰 느낌이죠. 자신감에 넘치던 시절을 보내고 나면 좌절처럼 꺾이는 시절이 오지 않나요. 처음으로 느끼는 시련이어서 죽을 만큼 힘들죠. 5번은 그런 곡이라고 생각했어요.”
5번 c마이너는 죽음과 가까운 검은색의 비통함, 2번 d마이너는 희석된 슬픔 같다고 했다. 그는 “3번 C메이저는 희망적 메시지를 담고 있고, 마지막으로 모든 것을 아우르는 6번을 통해 ‘그래도 살아볼 만한 인생’이라는 메시지를 담고 싶었다”며 “순서대로 들어도 좋지만, 이정란만의 바흐를 들을 수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김보영 기자 wi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