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경제신문 등이 올해 103개 대학기금을 대상으로 운용체계와 자산배분 현황, 기금정보 투명성을 심사한 결과 서울대가 교육부장관상인 ‘대상’을 차지했다. 지난해에는 적립금 기준 상위 21개 사립대학과 10개 국립대학을 대상으로 심사한 결과 연세대가 대상을 받았다. 올해는 적립금 제한을 없애고 103개 4년제 대학으로 대상을 확대했다. 가장 높은 점수를 받은 서울대와 연세대, 숭실대, 대구대, 이화여대, 포스텍이 ‘우수’ 등급을 받았으며 덕성여대 대구가톨릭대 한남대 아주대 한국항공대 계명대 광주대 금강대 세명대 등 9개 대학이 ‘양호’ 평가를 받았다.
[기금·자산운용 챔피언들] 서울대, 기금운용 조직·전문성 '두각'…숭실·대구대, 운용 '우등생'
○서울대 실적배당형 30% 투자

[기금·자산운용 챔피언들] 서울대, 기금운용 조직·전문성 '두각'…숭실·대구대, 운용 '우등생'
서울대는 기금운용 조직 및 의사결정 체계가 우수하고 자산배분을 통해 기금의 실질 가치를 높이고 있다는 점에서 좋은 점수를 받았다. 2014년 교비회계 기준 3622억원의 기금 중 74%를 원금보장형 단기자금으로 운용하고, 나머지는 채권(6%), 주식(4%), 대체투자(11%), 기타 파생상품(5%)에 투자하고 있다. 자산의 70%를 원금보장형 상품에 넣고, 나머지는 실적배당형 상품에 분산투자하는 ‘금융자산관리규정’에 따른 자산 배분이라는 게 학교 측 설명이다.

서울대는 기금운용위원회 의사결정체계 부문 6개 문항에서 모두 ‘우수’ 등급을 받았다. 기금 운용은 3단계 위원회를 거쳐 이뤄진다. 기금운용위원회가 투자정책 방향 및 전략적 자산배분 목표수익률을 결정하면 소위원회가 고위험상품 투자 및 보유자산 처분, 위험관리를 맡는다. 90% 이상 원금보장형 상품 운용은 실무위원회에서 신속하게 집행한 뒤 사후보고한다.

지난해 대상을 받은 연세대는 서울대에 이어 2위를 차지했다. 하지만 연세대는 대학기금 운용 시상 대학이 어느 정도 규모에 도달할 때까지 2회 연속 시상하지 않는다는 심사위원 내부 방침에 따라 수상 대상에서 제외됐다.

○숭실대 ‘최우수’·대구대 ‘우수’

757억원 기금 규모의 숭실대는 지난해 3월 개정한 자금운용 내규에 따라 자금운용위원회가 역할을 적절하게 하고 있다는 점에서 3위(최우수상)에 올랐다. 지난해 세 차례 연 자산운용회의에서는 주식형상품 투자 안건을 심의하는 등 기금의 실질 가치를 제고하기 위한 논의를 진행했다. 예금과 채권에 자금의 72%, 28%를 각각 배분해 자산배분 현황에서도 우수 등급을 받았다.

4위(우수상)를 차지한 대구대 역시 자산배분을 통해 기금의 실질 가치를 높여 ‘우수’ 등급을 받았다. 금융자산 2125억원 중 6%를 채권에 투자하고, 나머지 94%는 단기자금으로 유동성 자산에 예치하고 있다. 하지만 단순히 정기예금(30%)에만 묶어 두는 게 아니라 환매조건부채권(RP·52%) 양도성예금증서(CD·5%) 국공사채(4%) 등으로 분산해 0.1%라도 높은 금리를 챙기고 있는 점이 돋보였다는 평가다.

이화여대와 함께 공동 5위에 오른 포스텍은 지난해 637억원의 기금을 굴려 연 3.4%의 수익률을 올렸다. 확정금리형 상품(60.4%), 국내 채권(35.2%), 주식(4.4%)에 분산 투자한 결과다.

○45개교 기금운용 조직도 없어

103개 대학 가운데 ‘미흡’ 이하 등급을 받은 학교는 88개교에 이른다. 45개 대학은 기금운용 관련 조직이 아예 없었다. 이 중 서울여대 대구외국어대 한려대 극동대 서울기독대 가천대 등은 자산운용 관련 체계조차 제대로 갖추지 않고 있다는 평가다.

절반이 넘는 대학이 기금 100%를 정기적금 등 확정금리형 상품에 넣어둔 것으로 나타났다. 아주대 동서대 동덕여대 원광대 서울신학대 동국대 청주대 순천향대 영남대 등 60개 대학은 자산배분 현황 부문에서 가장 낮은 점수인 ‘매우 미흡’ 등급을 받았다.

18개 대학은 모든 평가 항목에서 ‘매우 미흡’ 등급을 받았다. 대구외국어대 서울기독대 영남신학대 영산대 예수대 을지대 인제대 인천가톨릭대 청운대 칼빈대 평택대 한국산업기술대 한려대 한영신학대 호남대 호원대 아세아연합신학대 경일대 등이다.

■ 심사기준

대학기금 부문 심사는 기금운용위원회 의사결정체계, 자산배분 현황, 기금정보 제공 노력 등 3개 부문, 13개 평가항목으로 진행했다. △기금운용위원회 설치 △자산운용조직 구성 △기금운용 관련 지침 및 세부 기준 존재 △기금운용위원회 개최 횟수, 회의록 작성 △투자자산을 다양화해 기금의 실질 가치 제고 △기부자에게 수익률 정보 제공 △기금 모집 및 사용 실적 정보 제공 여부 등을 평가했다.

■ 심사위원 명단

심사위원장:이준행 서울여대 경제학과 교수
심사위원:△권용재 국민대 파이낸스보험경영학과 교수 △길용수 한국사학진흥재단 기획실장 △김성민 한양대 경영학과 교수 △박영규 성균관대 경영학과 교수 △변진호 이화여대 경영학부 교수 △위경우 숙명여대 경영학과 교수 △이성동 전 행정공제회 기금이사 △이찬우 전 국민연금 기금운용본부장 △조영현 보험연구원 연구위원 △진태국 금융감독원 보험감독국장(가나다 순)

허란 기자 why@hankyung.com
[기금·자산운용 챔피언들] 서울대, 기금운용 조직·전문성 '두각'…숭실·대구대, 운용 '우등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