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ealth] "멀츠, 에스테틱시장 본격 공략…내성 없는 보톡스 '제오민'에 역점"
보수성이 강한 제약업계에서 여성 CEO들이 두각을 나타내고 있다. 주로 남성들이 이끌었던 다국적 제약사에 여풍이 불고 있는 것. 100년 전통의 독일계 제약사 멀츠코리아 역시 유수연 대표(사진)를 최고경영자(CEO)로 발탁한 지 1년이 지났다. 유 대표는 멀츠코리아의 첫 한국인 대표이자 첫 여성 수장으로 화제를 불러모으고 있다. 유 대표는 멀츠코리아의 변화를 진두지휘하고 있다. 최근 서울 강남구 멀츠코리아 본사에서 유 대표를 만나 멀츠코리아의 향후 전략과 비전에 대해 들었다.

▶멀츠가 에스테틱(피부미용 산업) 시장에 뛰어들었다.

“에스테틱 시장 자체의 역사가 그리 길지는 않지만, 멀츠의 경우 글로벌 기준으로 제약 분야에서 에스테틱 분야로 뛰어든 지 10년가량 됐다.”

▶에스테틱으로 전향하게 된 계기는.

“멀츠는 본래 전문의약품 중에서도 중추신경계(CNS) 쪽의 알츠하이머 약물을 가지고 있었다. 그러다 보니 신경에 작용하는 보툴리눔 톡신을 취급했다. 멀츠가 이 약물을 끊임없이 연구하는 과정에서 하나의 문제점을 발견했다. 바로 보톡스를 반복적으로 투여할 때 ‘내성’이 생긴다는 사실이었다. 이런 배경에서 내성 발현이 안 되는 순수 톡신인 ‘제오민’을 개발하게 됐다. 끊임없는 연구개발(R&D)의 결실이었던 제품력이 우리가 처음 미용시장에 진출하게 된 계기다.”

▶에스테틱시장의 성공 가능성을 어떻게 보나.

“한국만 해도 지난 7년간 미용시장의 누적 성장률이 25%에 이른다. 2010년 래디어스 필러(칼슘필러)를 개발한 ‘바이오폼(BioForm)’을 인수했고, 2013년에는 스위스 ‘안테이스(Anteis S.A)’를 인수합병해 필러의 파이프라인(제품 구성)을 강화했다. 지난해에는 에스테틱 디바이스인 ‘울쎄라’를 인수했다. 에스테틱 시술의 처음과 끝을 모두 아우를 수 있는 포트폴리오를 구축한 셈이다.”

▶로레알처럼 대중적인 화장품 회사를 꿈꾸는지.

“그런 개념은 아니다. 화장품만 취급하는 회사가 아니라 피부에 더 좋은 기능을 가진 화장품, 예컨대 코스메슈티컬로 승부를 볼 계획이다. 미국에서는 이미 출시했고 한국도 내년에 관련 제품을 출시할 예정이다.”

▶어떤 제품이 출시되나.

“‘네오큐티스’라는 제품이다. 미용 시술이나 피부관리 시술 전후에 사용하는 기능성 화장품이다. 예를 들면 레이저시술을 받고 나면 피부가 붉게 일어나는데, 그때 피부 안정에 도움을 준다. 자극을 최소화해 시술 전후에 쓸 수 있도록 특화된 화장품이다. 새로운 개념이다. 화장품(cosmetics)과 의약품(pharmaceutical)을 합성한 것으로 화장품에 의학적으로 검증된 성분을 함유했다. 올 하반기에는 ‘메더마’라는 약국 전용 화장품도 국내에 출시한다.”

▶주력 에스테틱 제품을 소개한다면.

“복합단백질 성분을 제거해 내성이 발현되지 않도록 개발한 보툴리눔 톡신과 히알루론산(HA) 성분으로 구성된 필러가 대표적이다.”

▶향후 중추적인 제품은.

“가장 역점을 두고 있는 제품은 ‘제오민’이다. ‘제오민’은 복합단백질 성분을 제거하고 내성이 발현되지 않도록 정제된 보툴리눔 톡신이다. 현재 시중에 나와 있는 모든 보톡스 제품 중에서 ‘제오민’만이 유일하게 복합단백질이 없다. 그래서 내성이 생기지 않는다.”

▶국내 보톡스와 필러시장 규모는.

“톡신 시장은 약 800억원대, 필러는 거의 1000억원대 정도로 추산된다. 국내에 나온 필러 제품만 80여개가 넘는다. 전 세계에서 가장 치열한 시장이다.”

▶에스테틱 시장의 성장 가능성은.

“지속적인 고성장이 예상된다. 에스테틱 제품을 사용하는 연령대가 점점 어려지고 있고, 미(美)에 대한 관심 또한 중국 못지않게 한국도 꾸준히 올라갈 것이다. 나이가 들수록 젊어지고 싶어하는 욕구 또한 늘어나고 있다. 비단 여성에 국한된 얘기가 아니라 이제는 남성들도 자신을 가꾸는 데 적극적이다.”

이준혁 기자 rainbow@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