치료제 시장 연8~10%씩 '쑥'
종근당·LG생명과학 신약 인기
동아에스티·한미약품도 가세
![국내 한 제약사 연구원이 신약 개발을 위한 실험을 하고 있다. 한경DB](https://img.hankyung.com/photo/201506/AA.10138999.1.jpg)
한국도 예외가 아니다. 당뇨병은 이미 한국 사망률 4위 질병에 올라있다. 1971년 전체 인구의 1.7%인 50만명 수준이었던 성인 당뇨환자는 2007년 307만명(8.6%)으로 급증했다. 2020년에는 455만명을 돌파하고 2030년에는 처음으로 인구의 10.85%인 545만명에 달할 것으로 예상된다. 안철우 강남세브란스병원 내분비내과 교수는 “특히 40대에 많이 생기는 당뇨병은 30대 초반부터 잘못된 식습관과 운동 부족, 비만 등이 누적된 결과”라면서 “젊었을 때부터 복부비만을 관리하되 허리 둘레는 남자 85㎝, 여자의 경우 80㎝ 이하로 유지하는 것이 좋다”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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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인 당뇨병인 제2형 당뇨환자 증가세가 특히 두드러진다. 인슐린이 아예 분비되지 않은 제1형 당뇨와 달리 제2형 당뇨는 인슐린이 분비되지만 양이 충분하지 않거나 인슐린 저항성 때문에 발병한다. 제1형은 전체 시장의 10%로 주로 소아에게 발병하는 반면 당뇨 환자의 대부분은 제2형에 해당한다. 서구화된 식습관 등이 주요 원인으로 꼽힌다.
이런 이유로 당뇨 치료제는 만성질환 가운데 가장 높은 성장률을 기록하고 있고 향후에서 성장성이 높은 의약품으로 꼽힌다. 실제로 전체 의약품 시장 규모가 정체 상태인 데 반해 유독 당뇨 치료제시장은 연평균 8~10%의 높은 성장률을 구가하고 있다. 전세계 당뇨 치료시장은 2014년 410억달러에서 2030년에는 1140억달러 규모로 늘어날 것으로 전망된다. 국내 시장도 연평균 7.8%의 높은 성장률을 기록하며 급팽창하고 있다.
전체 당뇨 치료제 시장의 63%가 먹는 경구용 치료제이며 나머지 37%는 인슐린 제제가 차지한다. 당뇨 치료제는 경구용부터 주사제까지 다양한 약물이 출시돼 있으며 대부분 병용으로 사용하고 있다. 한 가지 약제만으로는 효율적인 혈당관리가 쉽지 않기 때문이다. 인슐린은 혈당 강하 효과는 뛰어난 반면 저혈당 쇼크, 체중 증가 등의 부작용이 있기 때문에 다국적 제약사들은 이런 부작용을 없애기 위한 신약 개발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종근당·LG생명과학 등 국산 당뇨 신약으로 승부
국내 제약사들의 당뇨치료제에 대한 관심도 남다르다. 2012년 6월 LG생명과학의 ‘제미글로’가 국산 당뇨치료제로는 처음 허가를 받았다. 이듬해 종근당의 ‘듀비에’(2013년 7월)가 국산 신약 허가를 받아 판매에 들어감에 따라 현재 2개 제품이 시장에 나와 있다. 여기에 동아에스티가 지난 4월 식품의약품안전처에 신약 허가를 신청해 시장 진출을 준비 중이며, 한미약품은 ‘퀀텀 프로젝트’로 불리는 차세대 당뇨치료제 개발에 사활을 걸고 있다.
2013년부터 발매에 들어간 제미글로는 지난해부터 판매에 탄력이 붙어 대형 품목으로 받돋움하고 있다. 출시 2년만인 지난해 약 140억원의 매출(복합제 복합)로 전년 대비 200%의 성장률을 기록했다. 올 들어 월 20억원의 매출을 올리고 있어 연 300억원 매출이 기대된다. 제미글로는 모든 제2형 당뇨환자들이 식사 유무에 관계없이 1일 1회 50㎎ 단일 용법으로 사용할 수 있어 환자의 복용 편의성을 크게 증대시킨 제품으로 평가받고 있다.
종근당의 당뇨 신약 ‘듀비에’는 2014년 2월부터 본격적인 발매가 시작된 이후 국내 글리타존 계열 당뇨 치료제 시장의 촉매제 역할을 하고 있다. 듀비에는 출시 2년째인 올해 100억원 이상의 매출을 올릴 것으로 기대된다. 국내 당뇨병 환자의 95%는 제2형 당뇨병으로 높은 인슐린 저항성이 주요 원인인데 글리타존 계열 약물은 특히 인슐린 저항성에 효과가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혈당을 오랜 시간 유지하고 제2형 당뇨병 진행을 늦추는 등 병용 처방시 효과적이라는 게 전문가들의 설명이다. 듀비에는 임상시험에서 비만을 동반한 당뇨병 환자에게 치료 효과가 우수한 것으로 나타났다.
동아에스티가 허가를 신청한 DA-1229’는 DPP-4(저해제 계열) 혈당강하제로 이르면 연말께 허가가 예상된다. 임상 2상을 마친 뒤 중국 인도 브라질 등의 이머징 국가와 수출계약을 체결했다. 동아에스티는 현재 복합제 개발도 추진 중이다.
당뇨 신약 개발에 역량을 집중하고 있는 한미약품은 인슐린의 투여 기간을 주 1회 또는 월 1회까지 늘린 신약과 함께 인슐린 투여시 생기는 비만 등의 부작용을 없앤 복합제 신약을 동시에 개발하고 있다. 최근 미국에서 열린 당뇨학회에서 주 1회 투여 신약의 임상2상 결과를 발표했으며 다국적 제약사와 기술 수출을 추진하고 있다.
전문가들은 “중국 등 신흥국가에서의 치료율 상승과 환자 복용 편의성을 개선한 바이오 신약의 등장을 고려할 때 당뇨 치료제는 당분간 지속 성장이 예상되는 몇 안 되는 의약품 분야”라고 설명했다.
■제1형 당뇨병
전체 당뇨병의 약 10%를 차지하며 주로 소아에게 발생. 췌장에서 인슐린이 분비되지 않아 발생. 평생 인슐린 주사를 맞아야 한다.
■제2형 당뇨병
국내 당뇨환자의 대부분을 차지하며 주로 소아에게 발생하는 제1형과 달리 성인에게 발병. 적절한 기능을 할 수 있는 충분한 양의 인슐린이 체내에서 분비되지 않거나 세포가 인슐린에 반응하지 않는 인슐린 저항성으로 인해 생긴다. 진행성 질병이라 초기에는 경구용 약으로 조절하지만 증상이 악화되면 인슐린 주사를 투여해야 한다.
김형호 기자 chsa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