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물산과 제일모직이 다음 달 17일 제일모직과의 합병 주주총회를 앞두고 주주들에게 의결권을 위임해 달라고 요청했다.

삼성물산은 25일 공시를 통해 "회사의 신성장 동력 확보와 장기적인 주주 이익 제고 등을 위해 추진되는 삼성물산과 제일모직의 합병에 찬성을 내용으로 하는 의결권을 회사에
위임해 달라"고 밝혔다.

미국계 헤지펀드 엘리엇 매니지먼트의 주주제안 대해서는 장기적으로 회사의 성장동력을 훼손할 수도 있기 때문에 반대하는 의결권을 위임해달라고 요청했다.

의결권 대리행사 권유는 이달 30일부터 효력이 발생하며 의결권 권유는 다음 달 17일 주주 총회 개시 전까지 진행된다.

삼성물산은 합병의 배경에 대해 "회사의 성장이 정체되고 있는 상황에서 경영진은 새로운 성장동력 창출의 방안으로 바이오사업, 패션, 건설, 식음, 레져 등 다각화된 사업포트폴리오를 운영하고 있는 제일모직과의 합병을 심층적으로 검토했다"고 설명했다.

합병 조건에 대해서는 "객관성과 공정성을 확보하기 위해 회계법인 딜로이트와 법무법인 김앤장 등 외부 전문가들을 통해 제일모직에 대한 실사를 포함, 제일모직과 삼성물산의 사업과 자산에 대해 평가받았으며 합병 조건이 합리적인지 최대한 검증했다"고 강조했다.

엘리엇이 문제삼는 합병 비율에 대해서는 국내 법 규정에 따라 적법하게 산정했으며 이를 따르지 않는 것이 오히려 위법이라고 알렸다.

주가는 기업의 주식가치에 관한 가장 객관적이고 신뢰할 수 있는 기준으로 주가가 아닌 다른 기준으로 합병비율을 정할 경우 투자자의 합리적 기대에 반하는 결과가 발생할 수 있다고 언급했다.

삼성물산은 "합병은 엘리엇이 제기한 금융지주회사법 위반, 공정거래법상 경쟁제한, 상호출자·순환출자 규정 위반에 해당되지 않는다"고 덧붙였다.

이에 하루 앞서 엘리엇도 공시를 통해 삼성물산 주주들에게 제일모직과의 합병이 불공정하다며 엘리엇이 의결권을 대리행사할 수 있도록 위임해달라고 요청했다.

이민하 한경닷컴 기자 minari@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