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씨카드·한경레이디스컵 2015] '장타' 김민선, '똑바로 샷' 김자영…샷할 때마다 와! 탄성
‘학문이나 기예에 통달해 남달리 뛰어난 역량을 가진 사람.’ 국어사전에 실린 ‘달인’의 뜻풀이다. 골프에도 남달리 뛰어난 역량을 가진 고수가 많다. ‘퍼달(퍼팅 달인)’ ‘벙달(벙커샷 달인)’ ‘아달(아이언샷 달인)’…. 아마추어들이 클럽별 고수를 줄여 흔히 부르는 애칭에는 달인이 이룬 경지에 대한 경의와 부러움이 녹아 있다. 25일 개막한 비씨카드·한경레이디스컵2015 대회에도 달인들의 명품 샷 경연을 감상하고 익히려는 갤러리들의 발걸음이 하루 종일 이어졌다.

○김민선·김자영 ‘절친’들, 롱게임 달인

갤러리들은 ‘장타 여왕’ 김민선(20·CJ오쇼핑)이 티잉그라운드에 올라 강력한 샷을 날릴 때마다 탄성을 연발했다. 올 시즌 1승을 올린 그는 한국여자프로골프(KLPGA)투어 선수 중 드라이버를 가장 멀리 치는 선수다. 지난 대회까지 평균 비거리가 252.53야드로 1위다. 팬들은 그를 ‘드귀(드라이버 귀신)’라고도 부른다. 그는 올 시즌에도 장하나 김세영 등 LPGA에서 주로 뛰는 선배 골퍼들의 계보를 잇는 차세대 장타자로 떠올랐다.

비결은 헤드 스피드다. 그는 “백스윙에서 임팩트까지 연습 스윙을 하는 듯한 느낌으로 스윙해야 한다”고 말했다. 임팩트 순간에 힘을 주는 것은 금물이다. 스피드가 오히려 줄어들고 방향에 문제가 생길 수 있기 때문이다. 오른발을 임팩트 때까지 최대한 지면에 붙여두는 것도 헤드 속도를 높이는 한 요소다. 그는 “겨드랑이와 팔꿈치를 최대한 몸통에서 떨어지지 않게 모아 백스윙과 다운스윙을 하면 몸통이 일체화돼 헤드 스피드가 빨라진다”고 설명했다.

김민선이 멀리 치기 선수라면 김자영(24·LG)은 ‘똑바로 샷’이 발군이다. 통산 3승을 올린 그는 올 시즌 평균 88.93%의 페어웨이 적중률을 보였다. 열 번 드라이버샷을 날리면 아홉 번은 페어웨이에 공을 떨군다는 뜻이다.

그는 “스윙 동작을 간결하게 하면 임팩트 순간에 헤드 페이스가 열리거나 닫혀 미스샷이 날 확률이 줄어든다”며 “되도록 백스윙 크기를 줄이고 왼손등을 타깃 방향으로 오래 유지해야 방향성이 좋아진다”고 조언했다.

○전인지·조윤지, 쇼트게임 고수

투어 5년차인 조윤지(24·하이원리조트)는 떠오르는 ‘아달’이다. 올 시즌 11개 대회에 출전해 그린적중률 79.31%로 ‘원조 아달’ 이정민(23·비씨카드)을 제치고 현재 이 부문 1위를 달리고 있다. 비씨카드·한경레이디스컵 첫날에도 쳤다 하면 홀컵 근처에 착착 붙었다. 퍼팅 순위는 100위권 밖이지만 KLPGA 최다 연속 홀 버디 신기록을 세운 게 퍼팅보다 아이언 덕분이었다는 얘기다. 그는 지난달 E1 채리티오픈에서 8개홀 연속 버디를 잡아내는 ‘신기’를 선보였다.

컴퓨터 샷의 비결은 정확한 임팩트. 그는 백스윙을 풀 스윙의 4분의 3 정도만 가져가는 3쿼터 스윙을 구사한다. 대신 왼쪽 어깨를 오른쪽으로 충분히 돌린다. 힘을 축적하기 위해서다. 조윤지는 “대회를 거듭할수록 샷이 편안해는 것 같다”며 “이번 대회 초대 챔피언에 도전하겠다”고 말했다.

퍼팅의 달인은 단연 전인지(21·하이트진로)다. 올 시즌 라운드당 29.08개의 평균 퍼팅 수를 기록해 2위권을 0.5개가량 앞서고 있다. 전인지는 “볼을 퍼터의 스위트 스폿에 정확하게 맞혀야 거리감, 방향성을 일관되게 조절할 수 있다”며 “더 중요한 건 넣을 수 있다는 자신감”이라고 강조했다.

아일랜드CC=이관우 기자 leebro2@hankyung.com